구조적인 모순을 깨뜨린다. 뜨겁고 자극적인 이미지로 조롱하고, 강렬하고 위트 있는 소재로 인간사(事)를 비튼다. 반대로 강렬한 충동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미지의 세계로 빨려 들어가듯 황홀경을 조장하고, 초점을 맞춘 렌즈의 강한 집광처럼 뇌리를 자극한다. 이토록 선명하게 시선을 끌고, 돌올하게 떠오르는 작품이 있을지 의문이다.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는 끊임없이 반복되는 물방울무늬로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공황장애로 강박과 환영의 두려움에 시달렸지만, 그러한 정신의 고통을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실험과 파격으로 풀어내면서 세계 미술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그녀의 작품은 선명한 채색과 수많은 물방울무늬 때문에 눈을 어질어질하게 하고 착시효과를 일으킨다. 오래 보고 있으면 자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