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8월 15일. 조선인들은 거리로 뛰쳐나와 만세를 외치지 못했다. 해방의 기쁨에 거리마다 만세소리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물결쳤을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그날 거리에는 아무도 나오지 못했다. 일본 경찰들은 그대로 있었고, 순사 완장을 찬 조선인, 일제에 협력한 공무원, 친일 예술인, 독립운동가, 조선인, 전쟁포로, 징병피해자, 위안부 등 사람들은 각자 다른 삶의 위치에서 광복을 맞이했다. 그래서 일본의 패망은 누군가에겐 느닷없는 사건이었고, 또 누군가에겐 눈물이 앞을 가리는 감격이었다. 1945년 조선이 독립될 당시 경성방송국 취재기자로 일했던 문제안 씨는 광복절 특별 방송에서 인터뷰했다. 문 씨는 1945년 9월 9일 제1방송을 한국어 방송 채널로 바꾸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