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730

드디어 파면! 윤석열 그 다음 대통령에게 바라는 샤르트르들을 위한 위로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을 선고한다. 윤석열 탄핵은 분명 8대 0으로 인용될 것이고, 60일이 지나면 새 대통령이 취임할 것이다. (4일 대통령 윤석열은 파면됐다.)12.3 계엄 이후 우리나라는 파국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게다가 헌재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늦어지면서 국민들은 심각한 불안과 초조에 사로잡혔다. ‘이러다가 탄핵 안 되는 거 아냐?’ 나도 그랬다. 늦어도 3월 안에 선고기일이 잡힐 것이라고 위안하면서 애써 떨리는 마음을 가다듬지만 무형의 쇠사슬로 가슴을 옥죄는 불안 고문을 당하고 있었다. 급기야 일주일 전에는 현기증이 일면서 머리가 팽 돌며 쓰러지고 말았다. 지금까도 바닥에 부딪힌 무릎과 허리, 왼쪽 어깨와 이마가 너무 아파 책상에 오래 앉아 있기가 힘들다. 오늘이..

밀레(Jean-François Millet) - 농민과 노동을 예술로 끌어올려 상류층을 비판한 화가

벼를 수확하는 시기가 다가오면 생각나는 화가가 있다. 해 질 무렵, 한 쌍의 농부가 들녘에서 삼종기도를 올리는 그림 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장 프랑수아 밀레(Jean-François Millet)다. 밀레는 들에서 일하다가 종이 울리면 일을 멈추고 죽은 이들을 위해 삼종기도 드렸던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을 그렸다. 이 작품을 자세히 보면 주변에 갈퀴와 바구니, 자루, 손수레 같은 농기구들을 볼 수 있다. 그가 농촌에 애정이 없었다면 그려내기 힘든 사물이다. 또 광활하고 황량한 들녘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숙하고 고요한 분위기는 밀레의 마음을 대변한다. 그는 농촌을 사랑했고, 노동을 찬미했으며, 인간을 귀중히 여기는 화가였다.밀레는 농민이나 노동자를 주제로 그림을 그렸다. 19세기 당시 ‘농민 화가’라고 불릴..

책 읽는 즐거움도 좋고, 사람 만나는 즐거움도 좋다

날씨가 선선하다. 가을이다. 한 해의 결실을 슬슬 마무리해 거둘 시기다. 그런데 왠지 가을이 되면 가슴에 쓸쓸함이 스며들고, 쓸쓸함은 일상의 덫이 돼 갖가지 상념을 부른다. 이유는 단순하다. 어느 누구도 곁에 없는 것 같은 절망감, 무엇 하나도 해놓지 않은 것 같은 공허감, 나이가 들면서 더욱 가늠할 수 없는 꿈과 현실의 괴리감 같은 것이 울적한 심정으로 전이돼서다.그럴수록 책을 많이 읽게 된다. 기묘한 현실 앞에 자신을 추스르게 하는 매개는 책이 최고다. 책은 진지한 사유의 길로 가서 담백하게 자신을 되돌아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게 한다. 물론 책이 너그럽지만은 않다. 좋은 책은 숯불처럼 서서히, 마음속에 지펴지면서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살다 보면 점점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된다. 꼭 그것이 맞는 ..

수보드 굽타(Subodh Gupta) - 인도의 적나라한 빈곤과 구습을 이야기하다

인도가 보인다. 오랜 시간 동안 진보하고 거대화된 인도가 아니다. 경제성장과 서구화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곳에서 사는 인도인들의 일상이다. 삶의 가치가 물질로 판단되는 시대로 향하고 있다. 인간과 생명보다 돈과 이윤이 중요하고, 인간의 욕망까지도 조작하는 물질만능의 세상이다. 이러한 변화를 인도 또한 겪고 있다. 그러나 구습이 개혁되고, 봉건적 가풍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고 해도 인도의 자본주의는 힌두교와 카스트제도에 맞물려, 여전히 전근대적이고 피폐하다. 수보드 굽타(Subodh Gupta)는 인도 사회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인도의 모든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스테인리스 부엌용품이나 황동제 고물 식기와 힌두 문화를 반영하는 소 배설물이나 우유 같은 성물들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하고, 인도인의 음식..

이념 문제 아닌, 다시 망각 없는 윤석열의 ‘친일’

망각 없는 삶은 없다. 수많은 허세와 실패, 가식과 증오, 오만과 질투, 실수와 과실도 신의 은총처럼 시간이 흐르면 기억에서 사라진다. 매번 사소한 과오와 허물이 머릿속에서 되새김질된다고 생각해 보라. 얼마나 끔찍한 고통이겠는가. 두통, 불면, 귀울림, 어지럼증, 과민, 손떨림증. 아마도 신경쇠약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을 매고 말 것이다. 그러나 절대로 잊히지 않는 기억도 있다. 고난과 시련이 장시간 계속되거나 똑같은 기억이 반복되면 머릿속에 각인되고 만다.박근혜 정부 때는 ‘유신’이 그랬다. 1972년 10월 17일 비상계엄령 선포로 한국의 헌정이 중단되면서 1979년 10월 26일까지 유신시대가 이어졌다. 유신시대는 한국 현대사의 암흑기였다. 도덕과 이성은 마비됐고, 세상은 혼란했다. 한편에서는 유신을..

신나라 작곡가 - 무대예술 신기원 여는 음악극

신나라는 클래식 현대음악 작곡가다. 여러 장르의 예술 가운데 그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분야는 음악극이다. 여태까지 그가 쏟은 열정만큼이나, 우리나라에서 그를 얘기하지 않고서는 음악극을 논할 수 없다. 유럽에서 음악극은 지명도가 꽤 높지만 한국에서는 토대가 거의 없는 편이다.  “음악극은 대사로 의미를 전달하는 것에 더해 대사를 음향으로 생각한다. 목소리를 하나의 소리로 해석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발음할 때 이 발음이 어떻게 울리고 멜로디는 어떠한지, 소리에 반응하고 자극받고, 에너지를 교류하는 것이 음악극이다. 음악극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호불호가 갈린다. 어려워하는 사람도 있고, 신기해서 호기심을 갖는 사람들도 있다.” 신나라. 본명이다. 신나라가 작곡을 공부하게 된 것은 어머니의 영향이 크다...

타인을 위해 조금 더 필요한 여름철 배려

여름휴가철이 끝나도 무더위가 가시지 않고 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산과 바다로 많이들 떠난다. 땀도 많이 나고, 짜증도 많이 나는 이 계절에는 주위 사람들을 위한 에티켓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바가지는 변함없이 기승이다. 고성방가와 무절제한 음주가 부른 추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이기심이 부른 쓰레기 무단투기다. 나만 재밌고 편하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아무 데나 쓰레기를 불법 투기해 타인의 휴가를 망치고 싶은가? 나만 편하려는 이기심부터 버려야 한다. 먹다 남은 음식 쓰레기나 휴지, 종이, 비닐 같은 쓰레기는 꼭 챙기고 재활용이 가능한 캔, 플라스틱 같은 쓰레기는 분리해 버려야 한다. 여름에는 물놀이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요즘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것이 SNS용 사진..

최신규 - 역동적인 도시와 반복되는 결에서 찾는 사진미학

최신규 사진가는 ‘두 개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하나는 ‘도시’다. 최신규의 ‘도시’는 명쾌하고 찬란한 조감이다. 한 작품만 떼어 놓고 관찰하면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작위적이고 과장되게 느껴지지만 여러 작품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 한국을 대표하는 도시 서울,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자주 들르는 관광명소를 역사적인 상황과 맥락 속에서 인식하게 만든다. 겉이 화려하면 화려할수록 속은 비어있을 거라는 속단은 사라지고 ‘멋짐’이 풍기는 그 내면 깊숙한 곳에서 건축, 미술, 디자인, 문학, 음악 등이 하나로 어우러진 한국의 총체적 문화예술과 마주하게 된다. 장면을 포착하고, 구도를 잡고, 빛을 파악하고, 여러 번 촬영하고, 끊임없이 실험하면서 작품에 창의성을 부여한 결과다. 최신규의 작품에 등장하는 풍경은..

[뮤지컬] 2호선 대학생 - 물질과 경쟁에 질식한 청춘들의 자화상

아침 7~8시에 등교해 아침자습을 하고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을 듣는다. 수업이 끝나면 보충수업이 이어지고, 저녁을 먹은 뒤 야자(야간자율학습)를 하고 밤 9시에 하교한다. 그러나 대부분 집에 가지 않고 학원으로 향한다. 학원 교습 제한 시간이 될 때까지 '열공'이다. 학생들은 자정이 넘어 집에 들어가지만 자지 않고 다시 책장을 펼친다. 4당 5락,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처럼 공부 삼매경이다. 이유는 단 하나다. 2호선이 지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다. 그리고 마침내 합격 통지서를 받고 방방 뛰며 기뻐한다. 서울에 있는 대학, 특히 2호선이 지나는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혹독한 경쟁을 치른 뒤 꿈을 이룬 학생들의 대학생활은 어떠할까? 뮤지컬 ‘2호선 대학생’은 행복하지 않다고 ..

황경민 - 예술의 가치를 노래로 실증하는 인문학자

예술을 예술가만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아카데믹한 고급문화를 탐닉하거나 예술을 수동적인 태도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주로 그렇다. 그러나 예술은 자유롭고 평등하다. 저 높은 빌딩과 화려한 정원은 있는 자 몇몇의 것이지만 예술은 누구나 배우고 공유하고 누릴 수 있는 민중의 것이다. 특히 작업의 본질이나 범위의 논쟁에서 예술은 완전히 독립적이고 낮게 임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없다. 예술가는 민중을 찾아 나서는 사람이다. 시공간에 구에 받지 않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창작하고, 발품을 팔아서 사람들과 만나야 한다. 노래 한 곡 부르지 않고, 시 한 수 짓지 않고, 전시회 한 번 열지 않은 사람은 예술가라기보다는 활동가일 뿐이다. 예술의 가치는 창조에 있다. 결과의 위대함을 떠나서 ..

마음 편히 놓을 수 있는 곳에서 깨닫는 평화의 소중함

어렴풋이 날이 밝아왔다.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가 멈추고 바람이 잠잠해졌다. 이른 아침 잠시 산책에 나섰다. 물폭탄과 우레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랐던 어젯밤 일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길을 재촉했다. 네온사인과 자동차가 우글거리는 도심을 한 걸음 한 걸음, 큰 걸음으로 지나쳤다. 자연으로부터 초대장을 받은 사람처럼, 아니 어머니의 품으로 가는 아들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었다. 길게 뻗은 인도를 따라 걷다 연꽃이 무성하게 자란 조계사 앞마당으로 들어섰다. 꽃잎이 비에 두들겨 맞아 너덜너덜했다. 나는 마음이 아렸지만 곧바로 불편한 마음을 버렸다. 연꽃은 모진 고초마저 끌어안고 또다시 아름다운 꽃송이를 살포시 내밀고 있었다. 빗물과 습기가 엉겨 붙어 있는 앙상한 꽃잎은 묘한 감상을 불러일으켰다. 일주일 내내 무지막..

축제라는 단어는 일제의 잔재, ‘제’ 대신 우리말 ‘잔치’나 ‘풀이’

바야흐로 축제의 계절이 왔다. 전 국민이 휴가를 즐기는 7~8월,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축제들이 줄줄이 열릴 예정이다. 부산바다축제, 보령머드축제, 양평메기수염축제, 목포해양문화축제, 화천쪽배축제, 장흥물축제, 영월동강축제, 통영한산대첩축제 등 다양한 축제가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다.축제란 말은 원래 일본말이다. 우리나라에서 ‘제’는 엄숙하고 진중한 마음으로 치르는 행사였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제’를 시끄럽게 떠드는 형식으로 치렀다. 일본어로 제사를 뜻하는 ‘마쓰리’는 신령에게 풍악을 울리며 시끄럽게 떠드는 것을 뜻한다. 한국의 ‘제’와는 매우 다른 의미다. 일제강점기 이전 한국에서는 축제를 ‘잔치’나 ‘풀이’라는 말로 썼다. 하지만 일제는 이 땅을 식민지로 통치하면서 ‘잔치’나 ‘풀이’를 일본식 ‘..

게하르트 그로스(Gerhard Gross) - 일상 탐구, 반복과 미묘한 변화의 미학

당신은 타인의 삶을 바라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반추해 보는가, 아니면 나와 상관없는 일이라고 무시해 버리는가. 특히 타인의 슬픔을 볼 때 어떠한가? 혀를 끌끌 차고 마는가, 아니면 적극적으로 마음을 나누는가. 오스트리아 사진작가 게하르드 그로스(Gerhard Gross)는 인간에 얽힌 갖가지 일상과 현상을 훑어보면서 삶의 고뇌나 흔적들을 탐구한다.   게하르트 그로스의 작품을 보면 끈질긴 예술적 탐구가 지닌 ‘힘’이 느껴진다. 오랜 시간과 노동의 흔적이 곳곳에서 묻어나 감흥을 한층 더 높인다. 그의 작품은 또 우리가 일상에서 전혀 생각하지 못했거나 쉽게 넘어가버렸던 것들을 자세하게 살펴보는 시간을 통해서 자신과 마주하는 경험을 주선한다. 그의 작품은 보는 관점에 따라..

이희명 - 예술가의 고독과 전투를 보다

공포스럽고 흉측하다. 현실의 평온을 갉아먹는 여러 군상들을 보여주는 것 같다. 이희명 화가의 그림에서는 초현실주의 작가들의 작품이나 충격적인 퍼포먼스들이 연상됐다. 이름만 들어도 뒷목이 오싹해지는 크리스 쿡시, 블라디미르 쿠쉬, 에두아르도 나렌조 같은 작가들도 생각나고 몽환적인 레메디오스 바로, 르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 같은 작가들도 떠오른다. 이런 풍의 작품들을 보면 그치지 않고 편두통이 인다. 몽상이 부른 정신적인 피곤함 때문이다. 불안이나 초조와는 다르다. 원인불명이다. 이희명 화가의 작품은 어둠이 순식간에 눈동자를 수축시키는 것처럼 눈두덩을 끝없이 짓누른다. 여러 개의 눈과 검은 피부, 치아만 보이는 얼굴, 닭다리처럼 잘린 손가락 등 기괴한 신체와 물체들이 잠자리마저 괴롭힐 것처럼 강렬하게 ..

우사랑 시민청 홍보 담당관 - 서울시민이 주인인 공간...이제는 역사의 뒤안길로

서울시가 문턱 높고 왠지 가기 꺼려지는 관공서를 시민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서울시민이 서울시의 ‘주인’이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는 곳 ‘시민청’이다. 시민청은 공연, 전시, 휴식 공간뿐만 아니라 서민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간소하게 결혼식을 올리는 공간까지 제공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2024년 시민청을 철거하고 리모델링을 거쳐 미래의 서울, 한강 모습을 보고 체험하는 전시장 ‘서울갤러리’를 개장한다.  서울시청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있다. 인근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다양한 전시 공간이 있고, 그곳들에서 실제 민족주의를 고취하거나 대한민국, 서울, 한강을 주제로 한 전시도 많이 열렸다. 그런데 서울시는 또 시민청을 없애고 서울시를 홍보하는 전시장을 연다..

김성평 연기트레이너 - 배우 조련하는 ‘마이다스의 손’

현대사회는 사람들의 관심을 얻어내기 위해 시각적인 자극을 요구한다. 예쁘고 멋진 사람들이 배우가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연예인도 직업이다. 자신만의 재능이 없으면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힘들다. 쉽게 얘기하면 가수는 노래를 잘해야 하고, 배우는 연기를 잘해야 한다. 그리고 여러 자극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개성도 매우 중요하다. 예쁜 얼굴만 믿고 연기를 시작했다가 ‘발연기’로 혹평을 받은 스타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 김성평 연기트레이닝센터 원장은 외모보다는 ‘자세’과 ‘매력’을 두루 갖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본인의 목표가 중요하다. 배우를 왜 하려고 하는지, 배우를 하면서 기쁨을 느끼는지. 배우에 대한 만족도가 없으면 중간에 포기하고 만다. 5~10년을 해도 언제 기회가 올지 모른다. 준비가 ..

적정한 카페인 섭취량은 어느 정도?

중독은 다 위험하다. 인터넷, 알코올, 담배, 게임, 약물, 마약, 스마트폰 등 모든 것은 중독은 좋지 않은 결과로 치닫는다. 아무리 좋은 취미도, 스포츠도, 여가생활도, 식습관도 중독이 되면 악영향을 미친다. 직장인 10명 중 3명은 '커피중독'이라고 한다. 직장인 커피중독은 다시 말하면 카페인 중독이다. 카페인은 커피열매를 비롯해 코코아열매, 콜라나무열매, 차나무 잎 등 약 60종에 달하는 식물에 함유돼 있다. 카페인은 적절히 먹으면 피로를 줄이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하지만 카페인을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각성효과는 있을 수 있지만 가슴 두근거림, 얼굴 홍조, 구토, 수면장애나 어지럼증, 만성피로,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등을 일으킨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한 번에 다량의 고카페인을..

현정환 리디북스 콘텐츠팀장 - 까다로운 잡지시장 공략

리디북스가 국내 최초로 잡지 전자책 대여 서비스를 시작할 때 현정환 리디북스 콘텐츠팀장을 만났다. 그는 리디북스 창업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그 당시 국내 전자책 시장에는 시나 소설, 만화만 나왔을 뿐, 잡지가 전자책으로 출시된 적은 없었다. 잡지사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맞추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잡지사들은 돈도 안 되는 데 자칫 잘못하다 매체 이미지만 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해득실을 따졌다. 하지만 잡지사들의 더 큰 고민은 시장을 넓히는 것이었다. 잡지사들은 오프라인 잡지 시장이 점점 줄어드는 현실에서 고품질의 전자책 서비스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고, 또 잡지의 독창적인 편집과 디자인을 유지하는 리디북스의 플랫폼은 물론 그동안 전자책 업계에서 쌓아온 이들의 관록도 무시할 수 없었다. 리디북스 콘..

올바른 세배, 어떻게 해야 할까?

민족 대 명절 설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설날이 되면 조상님께 차례를 올리고 부모님을 비롯해 가까운 친척, 어르신을 만나 세배를 하는 것이 우리 민족의 고유 풍습이다. 하지만 새해 인사를 할 때 적절하지 못한 행동이나 인사말로 도리어 웃어른을 불편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웃어른이 세배 온 아랫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도 있다.그럼, 어떤 세해 인사가 올바른 것일까? 새해 인사할 때 주의할 점이 무엇인지 국립국어원의 조언을 통해 꼼꼼하게 알아보도록 하자.우선 새해 인사를 할 때는 절을 하겠다는 뜻이기 때문에 웃어른께 '절 받으세요.'라고 하거나 서 있는 웃어른께 '앉으세요'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예의가 아니다. 서 있으면 서 있는 대로, 앉아 있으면 앉아 있는대로 만나서 가볍게 목례를 하고 세배..

장식도 하고, 먹기도 하는 꽃

꽃은 관상용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이 식용으로 사용한 식재료였다. 한국에서도 진달래 같은 꽃잎을 이용해 전을 부쳐 먹었고, 일본에서는 벚꽃 소금절임, 서양에서는 샐러드 등의 요리에 꽃을 이용했다. 식용으로 널리 알려진 꽃은 국화, 장미, 금잔화, 팬지, 진달래, 베고니아 등이다. 국화는 화전과 부침개, 차로 애용된다. 장미는 향이 좋아 다른 요리들과 궁합이 잘 맞는다. 색과 향기를 요리에 넣고 싶을 때 장미가 주로 이용된다. 유채꽃은 김치로, 진달래는 부침개로, 금잔화는 초무침이나 과자로, 팬지는 잎이 커서 쌈으로, 베고니아는 샐러드나 케이크에 곁들여 먹는다. 튀김으로 해 먹으면 좋은 꽃은 약간 쓴맛이 있거나 뻣뻣한 양란이나 다알리아다. 향이 진하고 색이 고와 샐러드나 화채로 잘 어울리는 꽃은 쥬리안, ..

이민혁 화가 - 도시문명의 슬픈 스크래치

이민혁 화가의 마음속에 흐르는 서글픈 기억들이 스스로를 강인하게 이끌고 있다고 직감했다. 낙천적인 감정만으로는 그의 마음이 가벼워지거나 즐거워질 수 없다는 것을 느꼈다. 이는 자기 내부에 선천적인 특질로 스며들었고, 예술가로서의 열정을 풀어내는 원동력으로 변용됐다. 그의 작품은 가슴에 스크래치를 낸다. 미친 듯이 앞을 다투며 뛰어가는 도시문명과 그 속에 휩싸여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슬픈 잔상이 보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뜨거운 빛과 먼지가 띠를 만들어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는 것 같은 느낌. 그래서 그의 작품은 보는 것 하나만으로도 마음이 바쁘고 분주하다. 이민혁 화가는 서울의 일상적인 단면을 현란한 색채들이 난무하는 선으로 형상화한다. ‘사회적 갈등, 익명성과 존재, 끊임없이 가속화되는 경제개발과 상업주의..

북카페 삼가연정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 실버 바리스타들이 향긋한 커피를 내리는 커피숍이 있었다.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위해 서울 노인복지센터에서 마련한 사회적 기업 ‘삼가연정’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대신 성남 중원도서관 내 삼가연정은 다시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영업을 재개했다. 중원도서관에 가면 잠시 들러보길 바란다.할머니들이 커피 향이 스며든 찻집에 하나둘씩 모였다. 곗날인 듯했다.  “할멈은 영감하고 사이가 좋나 봐. 얼굴이 좋네.”“뭔 소리야. 남사스럽게. 얼른 곗돈이나 내.”“바깥양반 건강은 어때?”“수술한 뒤로 많이 좋아졌어.”“다행이구먼. 누워 있어 봐. 살아있을 때 걸어 다니는 게 복이여.” 다른 테이블에는 배우자와 사별한 것으로 보이는 두 분이 데이트 중이었다. ..

당신의 쉴 곳

비가 오다 그쳤다. 상큼하고 할가운 바람이 불어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무겁게 대면할 수밖에 없는 시간을 조금은 가볍게 마주하며 낯선 음악에 귀 기울인다. 그 음악을 들으면서 무심히 쓰디쓴 인생을 핥는다. 문득 내 건너편에 앉은 누군가 질문을 던진다."이 세상에서 네가 진정 쉴 곳은 어디야?" 나는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걸 몰라서 물어?" 현실에서 쉴 곳은 없다. 생명의 숨결이 타오르는 자연에도, 연정이 흘러넘치는 사랑에도, 숨 가쁘게 돌아가는 투쟁의 현장에도 쉴 곳은 없다. 그런 곳을 찾으려고 할수록 삶에 대한 애착은 더욱 반짝이고, 고뇌는 쌓인다.  그곳은 오로지 마음속 자기만의 공간에 있다. 이를 테면 음악이 친구인 사람에게는 음악만이 쉴 곳이다. 노래가 멈추지 않고..

호국보훈의 달과 영화 ‘하이재킹’, ‘탈주’ 개봉 즈음에 문득 찾아온 우려

2024년에도 북한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낯선 땅에서 고군분투하는 탈북민을 그린 ‘로기완’을 필두로 1971년 대한항공 F27기 납북 미수 사건을 다룬 ‘하이재킹’이 개봉했다. 7월 3일에는 북한군 병사의 목숨을 건 탈북을 다룬 ‘탈주’가 개봉되고, 하반기에는 가짜 찬양단을 조직한 북한 장교의 이야기를 담은 ‘신의 악단’도 선보인다. 이밖에도 여러 다큐멘터리나 상업 영화가 개봉될 예정이거나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한국 영화인들이 북한을 영화 소재로 차용하는 일은 매우 자연스럽고 반가운 일이다. 조국 분단은 우리 민족의 한 많은 정서를 대변하는 소재이고 북한 이야기는 상업적으로도 보증된 재료이기 때문이다. ‘공동경비구역 JSA’, ‘강철비’, ‘베를린’, ‘공조’, ‘공작’ 등 너무나..

니콜로 파가니니(Niccolò Paganini) - 천재 혹은 악마의 음악? ‘카프리스 24번(Caprice No.24)’

이탈리아의 천재 연주자이자 작곡가 니콜로 파가니니(Niccolò Paganini)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고 불린다. 왜일까? 파가니니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 바이올린을 연주한다는 괴소문에 시달릴 만큼 실력이  뛰어났다. 시인 하이네가 공연 중에 파가니니의 발치에 사슬이 감겨 있고 악마가 나타나 연주를 도왔다고 단언했을 정도다.  그는 악마의 바이올리니스트라는 이유로 죽어서도 교회의 명령으로 36년간이나 장례식을 치르지 못하는 비극을 겪었다. 파가니니는 4옥타브의 음역을 자유자재로 구사했다. 음을 툭툭 끊어 연주하는 스타카토 주법, 현을 손끝으로 튕기는 피치카토 주법, 현에 손가락을 가만히 대서 맑은 소리를 내는 하모닉스, 이중 트릴(떨 꾸밈음) 등의 연주 기법을 만들었다.  그가 작곡한 음악 중 가장 ..

조성하 배우 - 착한 신스틸러에게 세 가지를 배우다

조성하 배우가 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에 출연할 때였다.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하고 기다리는 와중에 매니저에게 연락이 왔다. “일정이 너무 빡빡해서 오래 기다려야 해요, 현실적으로 서면 인터뷰가 좋습니다.” 그 당시 조성하 배우는 영화, 드라마, 시사프로그램을 넘나들며 ‘미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었다. 나는 서면 인터뷰로 방향을 틀었다.  조성하 배우는 스크린에서 절제된 카리스마로 주목을 받았다. 중저음의 목소리와 촬영장을 압도하는 무게감으로 영화나 드라마의 깊이를 한층 더 높였다. 하지만 그의 카리스마를 최고조로 업그레이드하는 건 역시 ‘선한 인상’. 그의 엇구수하고 눅지근한 인상은 시쳇말로 ‘모든 걸 용서하게 만든다.’ 나는 그와 인터뷰를 하면서 세 가지를 배웠다. ‘유머 감각을 갖고 현실에 ..

권태균 사진작가 - 1980년대 기억나세요?

인생이 무상하다. 내가 권태균 작가를 만났을 때, 그는 1980년대 이후 2010년대를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기록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2010년대가 무척이나 기대됐다. 그때와는 매우 다른 옷, 다른 머리스타일, 다른 풍경, 다른 가옥 등을 포착한 사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는 2015년 1월 첫 번째 사진집을 준비하다가 갑작스럽게 타계하고 말았다.  입가에 미소가 감돌았다. 버스 안에서 무표정하게 앉아 있는 가족, 군기가 바짝 든 군인과 그 옆에서 머리카락을 빗고 있는 숙녀, 바람 부는 날 거리에서 인사하는 노인들, ‘몸빼’를 입고 곡식 포태와 함께 경운기에 실려 가는 아낙들, 이제는 사라져 버린 을숙도의 노인들 등 하나 같이 정겹고 아스라한 흑백사진이었다. 하지..

이서준 배우 - 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SBS ‘아름다운 그대에게’

이서준 배우를 만났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에서 변요한의 조카 와키자카 사헤에로 분한 이서준이 아니다. 꽃미남천국이라고 불린 SBS 드라마 ‘아름다운 그대에게’에 출연한 배우 이서준이었다.  이서준은 드라마에서 뚜렷한 이목구비와 서글서글한 인상, 따뜻한 성품과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소식이 뜸하다. 2021년 ‘너라는 별’과 ‘오늘 달이 참 예쁘다고’로 잠시 가수로 활동하긴 했는데, 지금은 어떤 도전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른다.    영화배우 소피아로렌은 ‘예쁘고 잘생긴 얼굴이 아름다운 것은 아니’라고 했다. 다시 말하면 ‘아름다움은 마음으로 느껴지고 눈빛에서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서준에게는 그것이 느껴졌다. 훤칠한 외모, 소위 ‘조각미남’ 계보를 잇..

에릭 칼(Eric Carle) - 분수를 가르치는 ‘배고픈 애벌레’

‘배고픈 애벌레(The Very Hungry Caterpillar)’는 에릭 칼(Eric Carle)의 대표작이다. 1969년 첫 발간돼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았다.  줄거리는 이렇다. 알에서 깨어난 애벌레는 배가 고파서 아무 음식이나 닥치는 대로 파먹는다. 월요일 사과 1개, 화요일 배 2개, 수요일 자두 3개, 목요일 딸기 4개, 금요일 오렌지 5개를 먹다가 토요일에는 더 이상 과일에 만족하지 못하고 인간의 음식까지 먹는다. 결국 배탈이 나지만 일요일에 자기 분수에 맞는 음식(나뭇잎)을 찾아내 먹고 만족한 뒤 예쁜 나비가 된다. 에릭 칼은 풍부한 감수성과 놀라운 상상력을 자랑하는 작품을 발표해 왔다. 티슈페이퍼를 활용한 콜라주 기법은 남녀노소 모두가 반할 만큼 독창적인 매력을 발산한다.  그는 다양한..

희정 작가 - 애착을 잃지 않고 사는 삶들을 존경하는 사람

책 『마지막 일터, 쿠팡을 해지합니다』 출간을 준비할 때였다. 민주노총서비스연맹 사무실에서 저자들과 만나 회의를 했다. 저자들 중 아주 반가운 사람이 있었다. 희정 작가다. (이 책은 쿠팡의 피해실태를 중심으로 서비스산업 전반에 고착화된 노동착취와 고강도 야간노동의 문제를 공론화하는 저작이다.) 희정 작가와의 첫 만남은 2012년이었다. 그의 단편 소설 이 민중문학상 신인상 우수작으로 선정돼 인터뷰했다. (그 당시 나는 문화부장이었고, 한국작가회의 선생님들과 함께 민중문학상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희정 작가의 작품이 다른 작품들보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부분은 상상력과 조어력이었다. 문학상 출품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이야기, 즉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소재를 일상으로 끌어들여 설득력 있게 풀어낸 점에서 높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