핏빛 성찬으로 인도하는 민중혁명 수척하고 무표정한 얼굴로 겁에 질려 떨고 있는 간호사들을 죽이는 한 남자. 그는 피를 보고, 피가 묻어난 자리를 보고, 낭자한 피의 흔적을 본다. 여자들의 얼굴이 차츰차츰 새파래지는 것을 보면서, '살려달라'고 몸부림치며 미칠 듯이 통곡하는 그녀들을 보면서 그는 바다의 희망을 노래하며 또 방아쇠를 당긴다. 남자가 몸을 부르르 떨면서도 '핏빛 성찬'을 주저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혁명'. 피와 진땀, 소름과 격정 없이는 혁명도 이룰 수 없음을 와카마츠 코지 감독은 깨끗하고 고상함으로 위장한 간호사들(국가권력)을 죽이는 과정을 통해 보여준다. 혁명의 길에는 메마른 이야기조차 소모적인 법. 또 이 과정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을 다스리는 것도 개인의 몫이다. 코지 감독은 바삭바삭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