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포토에세이 31

마음 편히 놓을 수 있는 곳에서 깨닫는 평화의 소중함

어렴풋이 날이 밝아왔다.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가 멈추고 바람이 잠잠해졌다. 이른 아침 잠시 산책에 나섰다. 물폭탄과 우레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랐던 어젯밤 일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길을 재촉했다. 네온사인과 자동차가 우글거리는 도심을 한 걸음 한 걸음, 큰 걸음으로 지나쳤다. 자연으로부터 초대장을 받은 사람처럼, 아니 어머니의 품으로 가는 아들처럼 가벼운 발걸음으로 걸었다. 길게 뻗은 인도를 따라 걷다 연꽃이 무성하게 자란 조계사 앞마당으로 들어섰다. 꽃잎이 비에 두들겨 맞아 너덜너덜했다. 나는 마음이 아렸지만 곧바로 불편한 마음을 버렸다. 연꽃은 모진 고초마저 끌어안고 또다시 아름다운 꽃송이를 살포시 내밀고 있었다. 빗물과 습기가 엉겨 붙어 있는 앙상한 꽃잎은 묘한 감상을 불러일으켰다. 일주일 내내 무지막..

북카페 삼가연정

서울 종로구 안국역 인근에 실버 바리스타들이 향긋한 커피를 내리는 커피숍이 있었다.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위해 서울 노인복지센터에서 마련한 사회적 기업 ‘삼가연정’이다. 지금은 사라지고 없다. 대신 성남 중원도서관 내 삼가연정은 다시 문을 열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한동안 문을 닫았다가 영업을 재개했다. 중원도서관에 가면 잠시 들러보길 바란다.할머니들이 커피 향이 스며든 찻집에 하나둘씩 모였다. 곗날인 듯했다.  “할멈은 영감하고 사이가 좋나 봐. 얼굴이 좋네.”“뭔 소리야. 남사스럽게. 얼른 곗돈이나 내.”“바깥양반 건강은 어때?”“수술한 뒤로 많이 좋아졌어.”“다행이구먼. 누워 있어 봐. 살아있을 때 걸어 다니는 게 복이여.” 다른 테이블에는 배우자와 사별한 것으로 보이는 두 분이 데이트 중이었다. ..

당신의 쉴 곳

비가 오다 그쳤다. 상큼하고 할가운 바람이 불어와 사색의 시간을 선사한다.  무겁게 대면할 수밖에 없는 시간을 조금은 가볍게 마주하며 낯선 음악에 귀 기울인다. 그 음악을 들으면서 무심히 쓰디쓴 인생을 핥는다. 문득 내 건너편에 앉은 누군가 질문을 던진다."이 세상에서 네가 진정 쉴 곳은 어디야?" 나는 착 가라앉은 목소리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걸 몰라서 물어?" 현실에서 쉴 곳은 없다. 생명의 숨결이 타오르는 자연에도, 연정이 흘러넘치는 사랑에도, 숨 가쁘게 돌아가는 투쟁의 현장에도 쉴 곳은 없다. 그런 곳을 찾으려고 할수록 삶에 대한 애착은 더욱 반짝이고, 고뇌는 쌓인다.  그곳은 오로지 마음속 자기만의 공간에 있다. 이를 테면 음악이 친구인 사람에게는 음악만이 쉴 곳이다. 노래가 멈추지 않고..

6월 2일은 시사만화의 날

1909년 6월 2일 대한민보 창간호 1면 중앙에 한국 최초로 이도영(李道榮·1884~1933) 화백의 삽화가 게재됐다. 전국시사만화협회는 6월 2일을 시사만화의 날로 제정하고, 매년 대한민보 옛터(서울시 종로구 삼봉로 71)에서 기념식을 연다. ‘시사만화의 날’ 기념식은 그 역사적 가치를 조명하고, 시사만화의 중요성과 사회적 역할을 재확인하는 자리다. 또 매년 우리 사회에 울림을 주고 변혁에 기여한 최고의 작품을 선정해 ‘올해의 시사만화상’을 시상한다. 2024년부터는 ‘올해의 시사만화상’을 ‘이도영 시사만화상’으로 이름을 바꿨다. 올해 수상자는 독창적인 스타일과 한국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해 왔던 최민(민중의소리) 만평가가 선정됐다. 심사위원 특별상은 권범철(한겨레신문)이 받았다. ‘이도영 시사만화상’..

어떤 귀향

친구야 우리 꿈속에 빠져 있었을까 바다 한 가운데에 잠들어 있던 젊음의 향기를 건져 올린 것도 잠시 뜨거운 태양을 등에 업고 다시 척박한 현실로 되돌아가는구나 너와 나의 우정조차 가슴에 묻어두고 살아온 것이 몇 해 더냐 그렇게 순박하고 천진난만했던 우리의 어린 시절은 다 어디로 간 것이더냐 친구야 언젠가는 바닷가 섬의 바위에 누워 밤하늘의 별들을 세어 보자구나 아름다웠던 모습이라도 언젠가는 늙어 없어진다 언젠가는 다시 흙으로 귀향한다 돌아가는 인생

싯타르타

브라만 바라문의 훌륭한 왕자로 태어나 아버지의 교훈과 성현들의 가르침을 배우면서 티 없이 맑은 정신으로 지혜의 뜻을 구하고 아트만(참다운 자아)의 존재를 갈구했다 온갖 부귀영화와 왕의 자리를 내어놓고 사문들 곁에서 복종하고 배우며 고행의 수행길을 떠났다 넓적다리와 빰엔 살이 빠지고 윤기 없는 털이 자라났지만 휑하고 까만 눈동자에서는 지혜와 자비의 덕망이 이글거렸고 화려하게 치장한 사람들과 정열적인 여인의 자태는 모든 것이 비웃음으로 번지는 것이었다 생로병사에 괴로워하는 사람들과 사랑을 속삭이는 연인들도 장사를 하고 몸을 팔고 사냥을 하는 모든 속세의 삶이 머무를 가치가 없이 거짓이고 자신의 행복과 아름다움을 위해 위장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렇게 속세의 맛은 쓰고 인생은 고통이었다 비로소 텅 빈 마음으로 평..

내 청춘의 초상을 묻다

끝이 보이지 않는 빌딩 숲을 걸으면서 내 청춘의 초상을 진지하게 묻는다 사나운 바람을 따라 쇠약해진 입김을 내뿜으며 리어카를 끌고 있는 연탄장수 아저씨를 보면서 내 인생의 진심을 성실하게 묻는다 마음속에서 솟아오르는 모든 기쁨들이 단숨에 증발해버린다.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길을 간다 욕망의 나날을 떠올리며 빌딩 숲을 걸어간다 가슴이 찡해지는 수많은 사연들에는 눈과 귀를 막고 아름답고 고귀한 것에만 감탄사를 준비한 채 제 갈 길만 간다 어느 날 젊음으로 반짝이는 어느 청년이 늙고 병들어 추하게 된 내 얼굴을 바라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젊고 아름답던 내 얼굴과 몸매가 왜 주름지고 구부정해졌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젊고 아름다운 시절에는 친구들도 많겠지만 그 시절은 하얀 포말처럼 거품을 일으키며 언젠가는 사라..

산다는 것

피부는 매끄럽고 깨끗했다 산뜻한 꽃향기처럼 화사한 매력을 발산하지는 않았지만 순결하고 차분한 성품이 겉모습에 그대로 나타났다 활기차고 자유로운 몸짓으로 흐르다 굳어 고귀한 영혼을 태우는 너 사뭇 괴로운 혼란이 마음속에서 일어난다 슬픈 표정으로 엉겨붙어 있는 모습을 바라보니 몸이 바짝 얼어 붙는다 산다는 것의 의미를 느끼게 해주려는 가르침 같다 우리의 삶은 이상적인 삶을 보여주는데 도취되어 있는 것 같다 실제로 그렇게 살아가는 것도 그렇게 살고 있는 것도 아닌데 냉정한 빙벽

묵상

뭔가를 희망하고 갈구하는 사람이라면 타는 목마름으로 뜨거운 길을 걷겠다 마음속 굳게 닫힌 미지의 세계로 떠나 그곳에 오래된 수목들을 심고 녹음이 짙은 길을 만들겠다 그 길을 따라 걸으면서 뜨거운 열정으로 노래하고 사랑을 불사르겠다 순백의 베일을 내던진 채 찾아올 벗을 기다리면서 낯설고 어둡기만 한 세상과 맞서겠다 동화와 같은 화사한 꽃과 향기는 끝내 없었다 하얀 눈만이 꽃이 되어 세상을 환하게 밝혔다 기다리는 마음

운명

세월은 이렇게도 빨리 지나가는가 분노와 절망이 사랑과 행복이 우연인지 필연인지 묻지도 않고 마치 마술에 걸린 듯 지나가는가 언젠가 인생과 운명을 감동이라 여기고 밤낮을 가리지 않은 채 술을 마시고 여행을 다니며 젊음을 탕진했었지 그 숱한 웃음과 노래가 마치 내 삶의 진정한 해답이나 되는 것처럼 괴로워 했지만 후회하지 않았다 젊음의 숲속을 잠시 지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번민의 시간을 가져보지 못한 사람이 어찌 순수한 기쁨과 사랑을 알겠는가 사람아 슬프게 하지 마라 언젠가 내가 어떤 길에 들어섰을 때 더 이상 기다리지 말라고 했던 나와의 독백을 지금도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기다렸던 눈

신념

육중한 바람과 광대한 강물이 머물다 사라지는 수력발전소 전라남도 담양댐에 가면 몇십 년을 하루 같이 자그마한 트럭 짐칸에 앉아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아저씨가 있다 알아주는 사람은 없지만 한결 같이 그 자리에 나와 가슴 아린 트로트와 감미로운 세미클래식을 연주한다 마음이 울적한 날이면 색소폰을 불기도 하고 때론 구슬프게 하모니카를 연주하며 눈을 감는다 트럭 한편에는 낯익은 연예인들도 다녀간 듯 아저씨와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이 군데군데 붙어있다 돈 벌려고 하는 게 아니다 노래가 좋아서 시작했다 아픈 날만 빼고는 매일 나왔다 사람들에게 좋은 음악도 들려주고 싶다 색다른 추억도 안겨주고 싶다 신념이란 참으로 경이롭다 현실의 가치와 판단을 넘어 그가 하고자하는 삶과 예술과 사랑을 위해 하루하루를 채워가는 모습을 ..

생각

붉은빛이 떨어진다 따뜻한 흔들림 앉거나 일어서면서 보이는 성스러운 미소 저렇게 맑고 깊으며 신비로울 수 있을까 끝없이 부서지는 목탁소리 고요하고 정결한 풍경의 산사 문득 그림자처럼 가냘픈 얼굴이 떠오른다 나는 창백한 마음속에 하얀 갈매기를 날린다 삶의 슬픔을 받아들이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단 하나 고통의 근원을 찾아내는 것 이 본질과 원인을 사고(思考)하는 것이다 생각하는 사람만이 시도 때도 없이 스며드는 슬픔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밀가루 잔치

밀가루 던지기에 여념 없는 학생들을 바라보면서 가슴 한가운데 잠들었던 젊음의 향기를 건진다 친구야 우리 꿈속에 빠져 있었던 것일까 천진무구도 잠시 뜨거운 태양에 등이 가려워 척박한 현실로 발걸음을 재촉하는구나 너와 나의 작은 우정조차 먹고사는 일상에 밀려나 순박했던 우리 어린 시절은 다 어디로 간 것이며 가슴에 묻어두고 살아온 세월이 벌써 몇 해더냐 친구야 언젠가는 풀이 무성한 언덕 위에 누워 밤하늘의 별들을 세어 보자꾸나 어떤 귀향

사색의 힘

우리는 순환함으로써 위안을 얻는다 아침에 일어나 먹고 일하고 잠자리에 들면서 삶의 평안을 즐기고 끊임없는 일상의 순환에 안주하며 만족해한다 사색도 고민도 투쟁도 없이 그렇게 순환하길 바란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평범한 일상들을 지루해한다 먹고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과 오랜 친구들을 싫증내고 혀와 눈을 즐겁게 하는 일들만을 갈구하며 그렇게 하루 하루를 지우며 순환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사는 것일까

예술

오싹한 표정으로 나뭇잎이 매달려 있다 그저 바라보면 산이요 숲일 텐데 흔해 빠진 나뭇잎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인간에 의해 속박되고 억압된 자연의 손이 공포스럽게 매달려 있는 듯하다 돈 걱정을 하고 자연을 칼질하면서 인간은 그것을 공존이라고 부른다 공존을 부르짖으면서 자연을 없애버리고 정원을 만든다 예술은 우리가 죽은 이로부터 배우는 종의 비밀 절박한 삶의 종점에 도착한 인간을 떠올리면서 후손의 정신적인 자산을 걱정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인간의 총체적인 지향점은 바로 예술이다 절망과 피의 역사는 되풀이되지만 예술이라는 부산물조차 남아있지 않으면 정신은 황폐화되고 인류는 사멸하고 만다 죽음의 길

어느 젊은이의 자화상

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젊은이의 얼굴에 비할 수 없다 숲을 지나면 언덕이 있고 언덕을 오르다 보면 흐르는 강이 보이듯이 총총한 젊은이의 얼굴에도 쓸쓸하고 고독한 길이 뻗어있는데 이를 아는 현명한 젊은이를 만나기 어렵구나 젊음은 교만의 얼굴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사랑하고 있더라도 젊음의 얼굴은 서로를 진정으로 끌어들이지 못한다 나는 젊음과 인생과 지혜의 숲을 망각하며 살아왔다 가벼운 젊음

소름

죽음을 이겨내는 힘은 너무나도 소름 끼친다 자신을 비하하고 자학하며 죽기만을 갈망하던 사람도 생명이 타들어가는 순간에 이르면 죽음을 이겨내기 위해 이를 물고 사투한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생명에 집착하게 되는 것일까 무섭고도 마음 아프다 생명은 바람처럼 잠시 스쳐 지나간다 물고기가 물속에서 길을 남기지 않는 것처럼 흔적도 없이 스쳤다가 사라진다 거스를 수 없을 땐 맞서지 말고 평온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한다 맞이해야 한다 끝없는 욕망

힘의 비밀

아름다운 사람이 가지고 있는 힘의 비밀이 무엇인지 나는 정확히 알고 있다 그것은 바로 마음의 안정이다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순간을 이겨내고 끊어가는 고통의 흐느낌이 바로 그 힘의 근원이다 고된 일을 끝내고 고요한 명상의 시간이 찾아오면 힘겹게 써 내려간 글에 마지막 점을 찍고 사색의 시간을 얻게 되면 세속의 이익과 위안을 뿌리치고 인고의 지혜를 실천해가면 마음속에 안정이 스며들고 더 많은 용기와 인내심을 얻게 된다 아름다운 사람

청춘의 초상

인생은 한 마리 새다 새장에서 태어나 나는 방법을 잃어버린 그저 새장 안에 갇힌 여린 새다 사람은 새를 위해 새장 문을 열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새가 지속적으로 날 수 있도록 가르치고 깨닫게 해야 한다 움츠린 날개를 스스로 펴게 해야 한다 의지와 용기가 충만하게 가벼운 깃털을 바람에 날리며 활짝 피고 자신의 재능과 열망으로부터 죽는 날까지 최선의 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 나는 그런 새가 되고 싶다 전설이 된 이야기

내 마음의 주인

많은 사람들이 내게 마음이 가는 대로 살라 한다 감정에 솔직하라고 말한다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기분인지 웃고 화내면서 숨김없이 살라 한다 그것이 곧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길이고 앙금 없이 인간관계를 지속하는 방편이며 세상을 유복하게 살 수 있는 지혜라고 말한다 나는 그렇게 말하는 당신들에게 묻고 싶다 스스로 얼마나 솔직한지 나는 마음 가는 대로 살지 못하지만 슬프지 않다 순하고 아름답게 마음을 다스리지도 못하는 마당에 무엇이 정체성이고 유복하단 말인가 마음은 행복도 만들어내고 슬픔도 만들어내며 먼 수평선 너머 이상향도 만들어낸다 나는 마음을 좇기보다는 내 마음의 주인이 되어 살고 싶다. 하늘을 나는 한 마리 저 새처럼 후루룩거리는 날갯짓

고요한 강물

무소유는 이리 저래 얽매일 것이 없어 어리석음과 괴로움에 빠지지 않게 한다고 한다. 은은하게 흐르는 저 강물이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어 고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어떤 사람들은 강물을 보면서 마음의 평온을 얻는다 강물은 커다랗게 움직이지만 포용한다 따스한 햇볕이 부서지고 아름다운 꽃향기가 스쳐 지나가며 수많은 물고기가 움직이고 수풀이 자란다 사람은 혼자 오고 혼자 간다 빈손 오갈 인생이라지만 혼자 평온해질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내 부족한 부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가 더 고민이다 의암의 우정 의암은 진주 남강, 논개가 적장을 안고 물에 뛰어든 바위입니다.

최선의 것이 되도록 내 삶을 불태우며

달콤하고 정열적인 시간이 흐르는 동안 외적인 위치에서 나를 천천히 바라볼 때가 있다 오랜 시간 동안 느끼지 못했던 내 심성과 도덕성을 우연히 발견하는 순간이다 존재의 의미를 망각하면서 강고한 교만 속에서 방황하다 별똥별 흐르는 하늘을 바라본 순간 잠시 띵 하고 정신을 유린당했던 일들을 누구나 경험해본 적 있지 않은가 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변해 버린 외모 상실된 용기 퇴화된 지성 위축된 열정들로 비통해하지 않으련다 자신의 틀에 갇혀 인생을 소비하지도 않겠다 먼 곳에서 나를 살피고 운명의 쇠사슬에 지배당하거나 표류하지 않고 활활 타올라 최선의 것이 되도록 몸을 태우며 살겠다 삶의 다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