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은 한국 민중미술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추상과 관념에 머무르던 미술이 본격적으로 현실화하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미술가들은 군홧발과 방패, 총과 대검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학살되고, 유가족들이 오열하며 혼절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들의 역할을 자각했다. 총검과 탱크로 국가권력을 장악하고 민중을 핍박하는 저들에 맞서 자주, 민주, 통일과 노동자, 농민 등 민중의 이야기를 형상화했다.
한국 미술은 일제 강점기에 서구미술을 수용하면서 아카데믹한 화풍이 주류를 이뤘다. 해방 이후 1960년대에는 앵포르멜(표현주의적 추상예술)이 한국 미술의 주요 맥락을 형성하면서 한국적 특색이 반영된 추상작품과 한국적 정체성을 살린 인물화 등이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에는 경제 발전과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작품들이 주로 화단에 소개됐다. 또 신체, 행위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시간'의 개념을 미술 속으로 끌어들인 실험미술, 개념미술이 등장했다.
현실을 날카롭게 조명하는 민중미술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광주민주화운동 때문이었다. 미술가들은 한국 사회의 모순과 억압된 민중의 삶을 시각화했고, 개인의 문제를 사회로 끌어냈다. 정부의 거센 탄압에도 불구하고 사회 전반의 진보와 민주화를 위해 운동에 투신했으며, 삶에 대한 총체적인 인식과 실천을 고민하게 만드는 작품을 발표했다. 이후 여성미술이 부각됐고 민중개념, 식민사 등 여러 가지 주제로 한국의 주체성을 표현하는 노력들이 활발하게 시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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