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트는 새벽, 끓어오르는 환희를 주체할 수 없었다. 한 치 앞도 분간되지 않는 어둠을 뚫고 모습을 드러낸 연못 속 연꽃은 그렇게 아름답고 눈부셨다. 다음날 다시 마주한 그 연꽃은 폭삭 시들어 볼품없었다. 고혹한 자태를 뽐내던 꽃잎이 하루 사이에 송이째 떨어져 영 보기 싫었다. 연꽃이 피고 지는 것을 보면서 무엇을 깨닫는가? 진정한 아름다움은 찰나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화려한 형상 너머에 깃든 무상함까지 포착했을 때에만 보인다. 자연에서 삶과 죽음은 연결돼 있으며, 숭고한 모습으로 경계를 넘나들며 순환된다. 세상의 모든 존재는 서로 이어진 한 생명, 인드라망 이영 작가는 영민하다. 탐스럽게 핀 연꽃의 아름다움과 앙상궂게 진 연꽃의 애상함을 모두 작품에 담아낸다. 인간이나 사물, 어떤 일의 상태를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