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현란한 이미지들이 조화를 부린다. 투박하고 장난스럽게 보이지만 한결같이 남성적인 색채의 천태만상으로 자연의 원초적 생명력을 강렬하게 형상화한다.
고갱에게 타히티, 앤젤 아담스에게 요세미티가 있다면 김종학에게는 설악산이 있다. 김종학 작가는 해방 후 현대미술의 도입되고 정착되는 시기에 설악산으로 들어가서, 설악산을 사랑하는 최고의 로맨시스트가 됐다. 그가 설악산으로 간 이유는 새로운 화풍에 대한 탐색이었다.
김종학 작가의 설악산은 1979년부터 시작됐다. 김 작가는 그 당시 한국 화단의 전위성, 실험성, 추상성 열풍을 버리고 산으로 들어가 꽃과 풀, 산과 달, 바람과 물 같은 소재로 추상에 기초한 새로운 구상 회화를 선보였다.
김종학 작가는 나약하고 여성적인 꽃도 선이 굵은 남성적 풍경으로 변모시킨다. 속도감 넘치고 대담한 원색의 붓질로 자연의 강렬한 리얼리티를 포착한다.
'이야기 > 미술과 인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재럴딘 하비엘(Geraldine Javier) - 인간의 삶과 관련된 영적, 정신적인 이야기 (0) | 2024.05.24 |
---|---|
세실리 브라운(Cecily Brown) - 추상과 구상의 모호한 혼재 (0) | 2024.05.24 |
정선아 - 산뜻하고 발랄한 상상력 자극하는 풍경 (0) | 2024.05.16 |
이흥덕 - 평생 각성된 눈으로 그려 온 인간 사회 ‘이흥덕의 극장-사람·사물·사건’ (0) | 2024.05.05 |
카를로스 아모랄레스(Carlos Amorales) - 수만 마리의 검은 나비로 연출하는 초현실적 분위기 (0) | 2024.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