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아 작가는 그림 그리는 행위에 커다란 행복을 부여한다. 따사로운 햇살이 뇌리쬐는 연둣빛 잎사귀와 시원스러운 바람에 움지적거리는 푸릇푸릇한 풀숲에서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바라는 염원이 느껴진다.
그림의 소재는 초현실적이지 않다. 초현실적인 부분도 있지만 우리가 흔히 아는 바깥세상의 풍경을 그림의 소재로 끌어들인다. 자신의 개인적인 체험과 관점에서 본 풍경을 어느 누구나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화젯거리로 던진다.
아마도 정 작가는 그림 그리는 행위의 결과물이 자기애에 함몰되거나 자기만족에만 그치길 바라지 않는 듯하다. 마음의 담장을 허물고 밖으로 나가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기를 원한다. 풍경은 인간의 보편적 정서가 거부감 없이 교류될 수 있는 미적 주제이지 않은가.
정선아 작가의 작품을 보니 모처럼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고, 머릿속은 사고의 가벼움으로 생기가 돈다. 무척이나 산뜻하고 발랄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그림이다.
내면의 소소한 감정들을 섬세하고 유려한 자연 풍경으로 형상화한 정선아 작가의 ‘환한 가벼움’전이 5월 17일부터 6월 13일까지 갤러리 0℃(영도씨)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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