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미술과 인물

이영 - 다종다양한 생물과 사물이 상호 연결된 인드라망

이동권 2024. 4. 21. 17:01

Cosmos 흐름에 들다 07, 122x122cm, 장지에 유리분 천연채색, 2020

 

동심원은 다채로운 색채가 변주하고, 올록볼록한 형태미를 발산한다. 원형이 반짝이고, 원형 구조가 어우러지고 확장하면서 일대 장관을 연출한다. 다양한 원형의 색채와 조형, 찬란한 빛의 음영과 볼륨으로 색다른 공명을 전한다.

 

고도로 세련된 도안적 구성은 강렬한 생동감과 밀도 높은 침성(묵직하게 가라앉는 성질)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며 시선을 집중시킨다.

허공에 겹쳐 놓은 것 같은 수많은 원형 이미지를 창조하고, 조화롭게 병치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고민과 실험을 했을까?

 

이영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얼마나 많은 생물과 사물이 존재하고, 이들이 서로 얽히고설켜 살면서 진화하고 윤회하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불교 철학에서는 이를 인드라망이라고 한다. 

인드라망은 <화엄경>에 나오는 말로, 서로 연결돼 있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가는 개념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은유다.

 

<화엄경>에 따르면 무수한 하늘나라 가운데 제석천 궁전에는 투명한 구슬그물(인드라망)이 드리워져 있고, 투명구슬에는 우주 삼라만상이 휘황찬란하게 투영되며, 삼라만상이 투영된 구슬들은 또다시 서로서로 다른 구슬들에 투영된다. ……. 총체적으로 모든 것들이 무궁무진하게 투영되고 있다.

 

이영 작가의 ‘흐름에 들다’전은 2024년 5월 2일부터 31일까지 아트린뮤지움에서 열린다.

 

Cosmos 흐름에 들다 25.91 x 91cm, 장지 유리분 천연채색, 2022

 

Cosmos 흐름에 들다 22.120 x 120cm, 장지 유리분 천연채색, 2022

 

Cosmos 흐름에 들다 23, 110 x 110cm, 장지 금강사 천연채색,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