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도청 앞에서 노제를 마치고 8km가 넘는 거리를 행진한 시민들은 새벽 3시경 망월동 묘역에 도착했다. 모두들 환희와 슬픔이 교차된 얼굴이었다. 이들은 두 주먹을 불끈 쥐고 ‘광주출정가’, ‘농민가’, ‘아침이슬’ 등을 합창하며, 간간이 구호를 외쳤다. “광주 시민 일어섰다. 노태우 정권 퇴진하라.” “망월동은 통곡한다. 미국 놈들 물러가라.”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강경대 열사의 하관식이 엄숙하게 거행됐다. 대형 태극기가 덮인 관이 동료 학우들에 의해 무덤으로 옮겨지자 묘역을 가득메운 1만여 명의 추모객들이 침통한 목소리로 아리랑을 합창했다. 유가족들은 입술을 깨물며 경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다 끝내 어머니는 참지 못하고 그 자리에 쓰러져 오열했다. “경대야 갈래. 어미만 남겨놓고 정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