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강경대 평전

009. 2부 - 신록으로 우거진 젊음

이동권 2021. 11. 15. 14:43

경대는 자라면서 한층 드넓은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다. 호기심을 자극하거나 유행하는 것, 무익하고 생활에 겉치레를 더해주는 것을 멀리하고 일상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을 자기 생활 안으로 끌어들였다. 활기 넘치고 즐거운 눈망울로 정당한 것, 바람직한 것을 예찬했으며 사랑과 봉사하는 마음으로 피로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시간이 부족하다거나 자신의 삶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여. 어깨를 활짝 펴고 어머니 품으로 돌아가 여기 잠들어 있는 순수한 영혼에게 물어보라. 우리는 무엇을 위해 이 땅에 태어난 사람들이냐고.

 

경대는 강아지를 무척 좋아했다. 진돗개 ‘누리’가 낳은 새끼들 이름을 모두 지어주었다. 순진이, 영특이…….

 

강경대는 가슴속에 존경과 사랑을 가득 채우며 성장했다. 자신의 변화를 감지하고 새롭게 알게 된 현실과 조화를 이뤄나갔으며,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웠다. 또 자신에게 부여된 책무를 인식하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 세상과 격렬하게 호흡했다. 


경대는 호기심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내부에서 결결이 생기는 갈등을 경계하면서 신중하게 행동했다. 아울러 무엇 하나 머리로 잡으려 하지 않았고 마음속으로 흡수했다. 그래서 오만과 편견에 빠지지 않았고, 헛된 환상에 집착하지 않았으며, 타인을 무시하거나 화를 풀어내지 않았다. 오히려 동정과 애정으로 사람들을 감싸 안았고, 뛰어난 학식과 지혜보다는 고귀한 성품으로 다른 사람을 능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