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대는 나긋나긋하고 예쁘게 생긴 아이였다. 처음 봐도 누구나 호감이 가고 친해지고 싶은 소년이었다. 건장하고 야무진 자태, 정답고 거침없는 성품, 믿음직하고 진실한 영혼까지, 나무랄 데가 없었다. 또한 경대는 순수하고 진지한 데다 붙임성도 많아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앙상하게 말라붙은 나무를 쳐다보면서도 멋지고 쓸모 있는 나무라고 칭찬할 만큼 마음이 넓었고, 배워야 할 일이라면 머리를 숙이고 당당하게 물어볼 만큼 의욕이 넘쳤다. 이제는 사라져 저 하늘의 별이 됐지만, 죽음으로 인해 더욱더 깊고 섬세해진 삶을 생각하면서, 우리는 기꺼이 그 별의 궤적을 뒤따를 것이다. 하월곡동 밤나무골. 집들이 뒷산 솔밭과 바짝 잇대어 언뜻 보면 공기 좋고 물 맑은 ‘명당자리’라고 생각하겠지만, 이곳은 하루살이가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