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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잔디협회 - [인터뷰] 이용무 장성명품잔디 대표이사 “스포츠경기장에는 서양품종”

이동권 2023. 3. 10. 21:00

장성명품잔디 이용무 대표이사

 

잔디 상태에 불만을 터뜨리는 선수들이 많았다. 축구 지도자들도 잔디 때문에 보다 안전하고 수준 높은 경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심지어는 경기장의 상태에 따라 전략도 바꾸게 된다, 잔디 상태가 좋지 않으면 선수들의 경기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팬들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앓는 소리를 해왔다. 잔디 상태가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크기에 이렇게 민감한 것일까.

 

분명한 것은 선수나 관람객 모두 인조잔디나 맨땅보다 천연잔디를 선호한다는 점이다. 축구의 경우는 더욱 극명하다. 축구 선수들은 질 좋은 천연잔디가 깔린 경기장에서 공차는 것을 행복으로 여길 정도다. 장성명품잔디 이용무 대표이사는 그 이유에 대해 “천연잔디가 선수들의 피로도와 부상위험도를 낮추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천연잔디구장은 부상의 우려가 아주 적다. 축구할 때 발에 닿는 촉감도 좋다. 한여름에 체감온도를 5도 이하로 떨어뜨린다. 천연잔디에서는 땀도 덜 흘리고 체력적으로 피로함을 덜 느낀다. 관객들의 반응도 좋다. 녹색이 주는 안정감이 있다. 대리만족이다.”

 

선수 보호에 적절한 서양잔디

 

스포츠경기장에 깔린 잔디는 대부분 서양잔디다. 월드컵경기장 같은 경우는 한국잔디에 비해 비싸고 유지비용도 많이 들어가지만 서양잔디인 켄터키블루그라스로 조성됐다.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도 한지형 잔디와 난지형 잔디가 섞여 식재됐다.

 

“한국잔디는 운동시절에 적합하지 않다. 빠르게 회복이 안 된다. 한 번 훼손되면 원래대로 복구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서양잔디는 경기 후 2~3일이면 회복된다. 안전문제도 있다. 한국잔디는 줄기가 있다. 축구화 밑창에는 찡이 있는데 그 줄기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도 생긴다. 한국잔디는 잎이 예민해 벨 수도 있고, 슬라이딩을 할 때 살갗이 벗겨질 수도 있다.”

 

FIFA는 국제 경기를 치르는 잔디구장은 모두 한지형 서양잔디를 사용하도록 규정했다. 2002년 월드컵 당시 유일하게 난지형 한국잔디를 깔았던 대전월드컵경기장은 대회를 세 달 앞두고 서양잔디와의 혼합형으로 교체됐다. 당시 국내 조직위의 승인을 받아 문제가 없었지만 FIFA의 요구가 주요했다.

 

반면 2014 월드컵 때 브라질은 난지형 잔디인 버뮤다그래스를 깔고 경기를 진행했다. FIFA가 브라질월드컵에서 사용된 난지형 잔디를 승인한 것을 보면 한국잔디가 경기장용으로는 부적절해서 그런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이용무 대표이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대전월드컵경기장 잔디가 교체된 것은 선수보호 차원에서, 원활한 경기운영을 위해서였다. 잔디가 활착되지 않아 빈 공간이 많았고 번식도 되지 않았다. 브라질월드컵 때 사용된 버뮤다그래스는 한국잔디와 종이 달랐다. 날씨가 따뜻해서 잔디가 완전하게 활착이 돼 있었다. 하지만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이다. 난지형 잔디는 경기를 한 다음이 문제다. 브라질은 월드컵이 끝난 뒤 다시 잔디를 한지형 잔디로 바꿨을 것이다.”

 

전문가에 관리 안 맡기면 오히려 예산낭비

 

여름마다 천연잔디가 깔려 있는 경기장의 잔디상태를 지적하는 팬들이 많다. 바닥에 듬성듬성 구멍이 파여 공이 갑자기 튀어 오르거나 일정한 방향으로 굴러가지 않아서다.

 

“서양잔디는 여름철에 덜 큰다. 더운 날씨에 버티는 시기다. 더욱 특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공무원들은 잔디를 잘 모른다. 전문분야도 아니면서 관리하다 잔디 상태가 나빠져 예산만 낭비한다. 잔디관리는 전문업체에 맡겨야 한다. 스포츠경기장은 잔디를 잘 아는 사람들이 시시각각 관찰하면서 돌봐야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관리는 정성이다. 잔디 관리를 잘하려면 풀을 뽑고 병해충을 없애며 좋은 비료를 줘야 한다. 잔디를 깎은 뒤 생긴 예지물도 잘 치워야 한다.”

 

TV에서 스포츠 경기를 관람할 때 잔디 색깔이 층층이 달라 보인다. 관리가 잘못돼서 그런 것은 아니다. 잔디를 깎을 때 기계가 지나간 방향에 따라 잔디가 누워 있는 부분이 달라져 색이 다르게 보이는 것이다. FIFA는 잔디를 깎을 때에도 정확한 오프사이트를 가려내기 위해 수평 깎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