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탈출 - 필담, 우리는 한국청년이오 장준하 일행이 끌려온 곳은 산속에 구축해 놓은 진지였다. 진지는 폭풍이 휩쓸고 지나가도 끄떡없을 만큼 튼튼하게 보였다. 방공호는 넓고 깊었으며, 진지 주위는 흙을 넣어 만든 포대로 에워쌌다. 진지로 가는 길목에는 적의 염탐이나 기습을 막기 위해 몇 겹으로 경비병이 배치됐다. 경비병들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하고 몸수색을 한 뒤 수신호를 나누며 길을 열었다. 장준하는 대장이 기거하는 집무실로 끌려가 앉았다. 집무실은 긴장감이 팽팽하게 흘렀다. 자신의 의사가 정확히 전달된 것인지 알 수 없어 목숨에 대한 불안감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그는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강하게 자신의 의지를 밝히리라 마음먹었다. 집무실에 유격대 대장으로 보이는 한 남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