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객석과 무대

[무용] House - 샤론 에얄, 인간의 원초적 욕구 자극하는 무용

이동권 2022. 10. 13. 22:24

샤론 에얄과 키부츠

 

눈부신 몸. 나체의 남녀 무용수들이 흐느적거린다. 힘이 넘치는 근육에서 뿜어져 나오는 탄력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몸 위로 인간의 갖가지 어두운 모습들이 하얗게 드러난다. 극도의 호흡을 절약해 조형한 것 같은 신체의 움직임, 그 상상할 수 없는 볼륨감이 사람들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는다. 

하늘거리며 뒤틀린 몸은 역동적이고 비장하다. 보는 내내 몸을 가만히 내버려 둘 수 없다. 신비롭고 달콤한 테크노 선율에 몸을 맡기고 나풀나풀 하늘로 날아가는 상상을 한다. 붉으락푸르락 달아오른 얼굴. 절정과 환희의 최고조에 이른 격정은 눈길이 닿는 곳마다 숨차고 벅차게 부서진다. 

무용은 심미적이며, 상징으로 가득 차 있다. 우아하거나 거북한, 여태까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비주얼 등을 극대화해 관객을 충격에 빠뜨린다. 이러한 경향은 현대무용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현대무용이 난해하다고 말하는 얘기가 종종 들리는 이유다. 하지만 어느 단계를 넘어서면, 무용은 대단히 흥미로운 삶의 기폭제로 작용한다. 무용은 인간의 기본적인 자위본능이자 인간의 원초적 욕구를 자극하는 예술이기 때문이다. 우울하고 답답할 때 거울을 보고 몸을 움직여보면 알 것이다. 얼마나 몸이 시원하고 머릿속이 맑아지는지.

샤론 에얄(Sharon Eyal)의 House는 세계 각국의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이 작품에는 나체의 남녀 무용수들이 일사불란하게 테크노 비트에 맞추어 흔들고 떤다. 앞으로 꼬았다 뒤로 구부렸다, 그 어떤 저항할 수 없는 힘이 그들을 표류하게 한다. 외설적이고 유혹적인 몸짓, 사납고 거친 몸짓은 놀라운 신체의 유연성을 보여주며 미묘한 감정을 노출한다. 샤론 에얄의 무용은 우리의 본능을 솔직하게 대담하게 스스로 꺼내놓을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샤론 에얄은 세계적인 현대무용의 대표 주자 바체바 무용단의 오하드 나하린 예술감독과 약 18년간 함께하며 무용수로서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 스타 무용수다. 이후 그녀는 무용단에서 안무가, 부예술감독 등을 역임했다. 현재 가이 베하르와 L-E-V 공동 대표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