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니스토리’는 어린이들에게 재활용의 중요성을 알려준다. 재활용 깡통제국의 판타지를 현실로 끌어들여서 오늘날 전 지구의 지속 가능한 미래에 대해 얘기한다. 여기에 동화와 같은 스토리를 입혀 영화적 재미까지 더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초등학생 이상 정도는 돼야 흥미를 가질 만하다. 마냥 예쁜 캐릭터, 유머러스한 설정, ‘몸개그’가 작렬하는 애니메이션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구가 몸부림치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이상 기후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과도한 생산과 소비로 자원은 바닥을 드러나기 시작했다. 또 수많은 환경오염 물질이 배출돼 동식물을 파괴하고 있다. 그럼에도 인간들은 언젠가 다가올 위협을 생각하지 못하고 오로지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다. 모순과 같은 이러한 상황에서 고철과 쓰레기로 만들어진 깡통제국은 탄생됐다. 몸부림치는 지구를 고통에서 건져내기 위한 방법을 재활용에서부터 찾고, 재활용이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재활용은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 새로운 문화로 각광을 받은 지 오래다. 헌 옷은 수거해 나눠 입거나 가난한 나라로 보내고, 알루미늄 캔은 자전거나 각종 기계의 부품으로 사용하는 등 재활용 열풍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아무렇게나 버려져 소각장으로 실려 가는 물건들이 많다. 종이컵만 봐도 그렇다. 종이컵은 분쇄해 다시 종이 제품으로 재활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수많은 종이컵들은 소각장에서 불타고 있으며, 각종 유해물질로 변해 하늘을 오염시키고 있다. 물론 이렇게 오염된 공기를 우리는 들이마신다.
이 영화는 이러한 상황을 은유적으로 빗댄다. 재활용된 고철들에 생명을 부여해, 새것만이 아니라 재활용된 물품도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이를 테면 영화 속에서 주인공 토니의 팔과 다리를 뗐다 붙이는 장면 등은 어린이들에게 재활용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 아울러 이 영화는 대량생산과 소비지향적인 우리 사회에 화두를 던진다. 영화에서 노블 왕자는 빨강머리 재봉사에게 전자동식 재봉틀로 예쁜 옷을 만들어 선물하지만 그녀는 그런 옷보다 일상에서 간편하게 입는 옷, 할머니의 구식 재봉틀로 헌옷을 리폼한 옷을 더 좋아한다.
재활용은 ‘환경보호’라는 거대한 담론에서 아주 작은 이야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천연 지구자원이 고갈되고 환경오염과 이에 대한 처리 비용이 늘어날수록 더욱 중요해진다. 지구자원은 머지않아 바닥을 드러낸다고 한다. 이대로라면 전 지구는 심각한 자원부족 현상으로 에너지 전쟁터가 될지 모른다. 환경오염 문제도 크다. 가능한 자원을 적게 사용하면서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것이 환경보호에는 가장 좋을 것이다. 활용도나 비용, 효율성 등의 문제를 따져보면 기존의 제품을 재활용하는 노력부터 선행돼야 설득력 있다.
이 영화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하다. 캐릭터들의 개성 넘치는 표정과 감정, 몸짓을 보는 것도 이 영화를 즐거움 중 하나다. 이 영화에는 모양과 크기가 제각각인 고철 쓰레기와 연장들, 중고 일상 물품들이 생명체로 등장한다. 주인공인 토니는 낡은 금전등록기이고, 젖소는 중고 토스터기이며, 말은 중고 오토바이 엔진을 달고 있는 고철인형이다. 특이한 것은 태양과 구름도 모두 고철인데, 비가 내릴 때는 샤워기 헤드에서 물이 쏟아진다. 이 영화에는 사람도 등장한다. 하지만 사람과 기계와 동물은 경계 없이 모두 똑같은 생명체이며, 깡통제국의 백성이다.
이 영화는 재활용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고철 로봇과 사람, 동물들의 진한 우정을 통해 가족, 친구, 이웃들끼리 서로 돕고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얘기한다. 또 어린이 애니메이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유형의 플롯인 ‘권선징악’도 함께 다룬다. 영화 종반에 토니와 토스터기, 포크, 나이프, 고철 먹는 톱니벌레들이 힘을 합쳐 악당 노블왕자와 싸우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올바르고 선량한 사람이 온갖 시련과 난관을 극복하고 악을 물리쳐 행복에 도달한다는 구조가 조금 식상하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어린이들의 교육에는 매우 괜찮은 얼개다. 그 이상의 판단은 성숙해가면서 깨달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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