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이 음악 좋다

카약(Kayak) - Nothingness, 추억을 속삭이는 프로그래시브록

이동권 2022. 9. 22. 00:22

 

카약 다섯 번째 앨범 Starlight Dancer


카약(Kayak)은 마음을 축축하게 적신다. 아름다운 멜로디, 리듬에 충실한 선율, 가슴을 적시는 서정성 등으로 넘쳐나 한층 짙게 깔린 그리움이나 추억, 사랑을 경건하게 되씹게 한다. 

카약의 노래는 말이 필요 없다. Nothingness', 'Irene', 'Sad to say farewell' 등 일단 들어봐야 한다. 떨리는 목소리와 애절한 피아노 선율, 마음을 깨끗하게 정화시키는 여음구 등은 이들을 사랑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다. 하얀 비단으로 수놓인 카펫 위에서 휴식을 취하는듯한 음률을 느껴보시길 빈다.

네델란드 아트록의 간판스타 카약은 1970년대에 가장 화려한 전성기를 맞는다. 그 당시 네덜란드에는 어스 앤 파이어, 포커스 등의 그룹이 활동했으며 대중적으로도 큰 인기를 누렸다. 1980년대 이들은 다섯 번째 앨범 Starlight Dancer에 수록된 Nothingness가 국내에 알려지면서 많은 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1980년대 아트락 뮤지션들은 변화하는 시대와 타협하고, 점점 창작력이 고갈되면서 쇠퇴의 길에 들어섰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팝의 기세에 밀려 대중들에게 외면을 당했다. 그러나 뛰어난 연주실력과 음악적 실험성, 심금을 울리는 서정적인 선율로 사랑을 이어 간 그룹이 있었다. 바로 카멜(Camel)이다. 카약은 종종 카멜과 비교를 당했다. 어떤 경우에 카약은 카멜의 아류로 여겨졌지만 카약과 카멜은 동시대에 활동한 그룹이며, 서로에게 음악적으로 큰 영향을 준 친구였다.

카약의 창단 맴버 톤 셔펜젤(Ton Scherpenzeel)은 81년 팀이 해체되자 카멜에 들어가 명반 Stationary Traveler를 만들었으며, 카멜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을 이루는 데 큰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