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내가 만난 사람

소리타래 노래패 - 누가 뭐라해도 갈 길은 간다

이동권 2022. 9. 14. 23:31

소리타래 노래패


대구경북지역에서 삶과 투쟁의 현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소리타래를 만나러 가는 길. 가슴이 벌써부터 따뜻하다. 이번 대구행은 총파업을 앞두고 흩어진 마음을 한 곳에 모아 어지러운 정국을 딛고 일어서야 한다는 마음이 이끈 길이었다. 


2006년 대구지역 문예운동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다운돼 있다. 소리타래만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 분위기가 여러모로 위축돼 있고 힘들다고 한다. 그럼에도 소리타래는 상황이 어떻든 간에, 뭐라고 평가하든 간에 아랑곳하지 않고 갈 길을 가겠다는 의지다.

"운동진영에는 수많은 입장 차이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음악을 하려면 '불가근불가원'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소리타래는 많은 무대와 현장에서 음악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찾아가 힘을 주고받으면 됐지, 우리를 부르지 않았다고 해서 신경 쓰지 않을 것입니다. 소리타래도 민중의 한 사람입니다. 마음 가는 대로 할 것입니다. '소리타래는 노동조합에 많이 가더라', '소리타래는 뭐가 어떠하더라'라는 말이 나와도 꿈쩍 안 합니다"

그렇지만 소리타래는 안으로는 철저해도 밖으로는 유연하게 풀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내줘야 합니다. 즐거운 것이 있으면 힘든 것도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힘든 일은 생기게 마련입니다.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또 세상은 계속 변해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노래도, 운동도 시대의 요구에 맞게 변해야 합니다. 예전에 문예운동이 한창 부흥했을 시절을 생각하며 향수에 젖는다거나 운동에만 치중한 나머지 음악적인 소양을 제대로 쌓지 않으면 안 된다고 봅니다"

대구경북지역에서는 '소리타래'와 함께 노래패 '좋은친구들', 극단 '함께사는세상'과 '가인', 풍물굿패 '별고을광대'와 '매구' 등이 활동하고 있다. 소리타래는 1991년 대구, 경북지역의 대학생과 졸업생이 모여 '대구경북지역 사회노래패건설준비위원회'로 출발했으며 현재 김학수, 우성민, 예재창, 정승룡, 조원주 회원이 활동 중이다.


'소리타래'라는 이름은 실이 감겨있는 실타래처럼 '소리가 엉켜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이름에는 '실'이 찢어진 곳을 꿰매듯이 '소리'가 민중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

노래패 소리타래는 일심동체처럼 움직인다. 이들의 음악활동과 일상이 어떨지 궁금하다.

"365일이 비슷합니다. 투쟁이 있을 때는 나가고, 별일 없으면 쉬면서 연습하죠. 이외에 특별한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저희도 사정이 어렵지만 장기투쟁사업장 같은 곳은 직접 음향시스템을 들고 가서 공연을 하기도 합니다. 작은 규모의 공연에서는 음향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아서 답답한 경우가 많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