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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준혁 춘천인형극제 이사장 - 어른이 봐도 재밌는 인형극

이동권 2022. 9. 20. 23:16

강준혁 춘천인형극제 이사장

강준혁 이사장은 19년 전 춘천인형극제를 만들었다. 인형극에 대한 특별한 애정이나 소신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2007년 대학로 한 레스토랑에서 국내 최대 인형극제인 춘천인형극제를 이끌고 있는 강준혁 춘천인형극제 이사장을 만났다. 

춘천인형극제는 춘천을 대표하는 문화예술축제로 성장했으며, 아이들의 예술적인 감성을 키우기 위해 부모들이 가장 먼저 찾는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춘천인형극제가 다른 축제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

"조직 자체가 순수하다. 예를 들면 춘천인형극제를 준비하는 상근자들은 별도로 급여를 받지 않고 인형극의 발전을 위해 일하고 있다. 춘천인형극제가 3억원의 예산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이정도 규모의 축제를 하려면 6~7억원정도가 소요될 것이다. 보통 축제들은 국가의 재정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춘천인형극제는 다르다. 완벽한 민간 축제다. 1989년 처음 시작할 때는 재정적인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다. 현재는 전체 예산의 30%정도를 지원받고 있다. 그래도 흐트러지는 일은 없다."

'인형극장'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춘천인형극제는 매년 성공적으로 행사를 치뤄왔다. 그래서 춘천시는 춘천을 인형극으로 특성화된 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세웠고 2001년 7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춘천인형극장을 설립했다. 현재 이 극장에서는 월요일만 제외하고 매일 상설공연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행사를 치루기 위해서는 춘천인형극장만으로는 부족하다. 때문에 축제 동안에는 임시공연장을 만들어 운영한다. 정식 공연장은 하나이지만 10개정도 별도 무대에서 공연이 벌어질 것이다. 인형극은 아이들만을 위한 공연이라는 고정된 인식을 깨뜨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점점 인식이 바뀌고 있는 추세다. 인형극은 어른들이 봐도 재밌고, 어른들을 위한 공연도 있다."

강 이사장이 생각하는 춘천인형극제의 미래는 긍정적인가?

"극장 '공간 사랑'에서 10년동안 극장장으로 일하면서 1989년 처음 춘천인형극제를 열었다. 이 극장은 국내 인형극이 시작했던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제1회 춘천인형극제에는 국내 16개 극단과 해외 1개 팀이 참가했다. 하지만 현재는 개수를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늘었다. 작품도 많아져서 좋은 공연들만 선별해 무대에 올리고 있으며 아마추어 작품은 따로 공연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처럼 인형극은 계속 발전하고 있으며 미래는 매우 밝다. 국제적인 인형극학교를 계획중이다. (현재 인형극학교는 운영 중이다.) 유럽에는 유명한 인형극학교가 있지만 아시아권에서는 그럴듯한 인형극학교가 없다. 빠르면 내년이라도 개교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다. 춘천시에서도 협조를 약속했고 해외에서도 적극적인 지원을 확보한 상태다. 규모는 학년당 30명이며 2년 과정이다. 전원이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인형극에 대한 모든 것을 배울 것이다.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가르치는 이유는 집중적인 교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인형극은 춤, 음악, 의상, 무대 등 모든 분야의 교육을 받아야한다. 또 처음부터 국제학교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외국인 학생도 절반정도 받을 것이다. 이들이 함께 생활하면서 인형극을 배우도록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