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정에서 '예솔아'의 주인공 이자람 국악인을 만났다. '내 이름 예솔아'로 잘 알려진 국악인 이자람. 이 노래만큼 세대를 넘어 기억되는 노래도 없는 것 같다. 사람들은 '이자람'은 잘 몰라도 '예솔이'는 잘 안다. 그는 건강과 스트레스로 문제로 국악뮤지컬 그룹 '타루'에서 나와 한국 판소리의 정착과 대중화를 모색하고 있으며, 예술가로서의 실력도 키우기 위해 열심이다.
이자람 국악인이 처음 국악의 길로 들어선 것은 초등학교 3학년 때다. 판소리를 배우는 TV 프로그램에서 당시 강사로 나온 고 은희진 선생으로부터 재능을 인정받고 본격적으로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국악고 재학 시절 4시간 동안 '심청가'를 완창해 주위를 깜짝 놀라게 했으며, 1999년에는 '춘향가' 최연소 최장시간 판소리 공연으로 국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저는 판소리꾼이에요. 판소리꾼으로서 팬들과 소통하고 싶고, 실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도 많지요. 또 1940년대 이후 대중에게 소외되고 있는 판소리의 근원적인 문제를 짚어보고 새로운 모습으로 이끌어나가기 위해 공부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요즘은 동초 김연수 선생의 업적을 바탕으로 논문을 준비하고 있어요"
독한 블랙커피와 담배, 알코올 등 신경을 자극하고, 머리를 쥐어짜며 살아야 하는 도시인들에게 음악은 무엇보다도 풍요로운 안식. 걷잡을 수 없이 자본에 메몰되어 가는 이 세상의 독한 기운을 식혀주는 그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문득 스친다.
이자람은 노숙여성인의 쉼터 마련을 위한 음악회에도 무료로 출연한다.
"다행스럽게도 시간이 맞아 무대에 서게 됐습니다. 가끔 내가 왜 살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되는데, 살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삶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두운 지하실로 들어갈 때는 환하게 앞을 비쳐주는 등불이 그립다. 도시 생활에 쫓겨 살 때는 흙과 나무 냄새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고,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 싶으면 개 짖는 소리에도 기분은 설레게 된다. 내게 국악인 이자람이 그런 사람이 될 것 같다.
이자람 국악인은 2020년 첫 에세이집 '오늘도 자람'을 펴냈다. 2022년 3월부터는 판소리 공연을 재개했고, 이후 이자람밴드 새 싱글 '막달라마리아'도 발표했다. 이제 남은 건 해외공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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