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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미 수원여대 교수, 국내1호 쇼콜라티에 - 세상에 하나 뿐인 예술작품

이동권 2022. 8. 30. 16:08

김성미 수원여대 교수, 국내1호 쇼콜라티에


가공식품으로만 알려진 초콜릿을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작가가 있다. 한국인 최초 쇼콜라티에(초콜릿 장인)인 김성미 수원여대 교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초콜릿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대단히 매력적인 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초콜릿을 받고 기뻐할 모습을 상상하면서 만든다는 것이 나를 즐겁게 합니다. 일 년 중 가장 바쁠 때는 발렌타인데이 시즌입니다. 새해가 어떻게 시작했는지 모르게 3월 화이트데이까지 끝나고 나면 한해의 절반을 보낸 느낌이죠. 일일이 손으로 만들다 보니 피곤하고, 지치면 제품 수량에 착오가 생기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습니다. 또한 식품이다 보니 보관온도에 따라 모양이 이쁘지 않게 보일 수도 있어 항상 긴장하며 지내고 있지요. 하지만 소비자들이 만만치 않은 가격임에도 저의 작품을 기꺼이 즐겁게 사 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얻고 보람을 느낍니다."

초콜릿으로 예술작품을 만드는 쇼콜라티에. 초콜릿이 대중화된 유럽에서는 흔한 직업이지만, 국내에서는 다소 생소한 분야의 일이다. 김성미 교수는 어떻게 '쇼콜라티에' 세계로 뛰어들었을까.

"대학을 졸업하고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제과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지요. 현재 국내 초콜릿 시장처럼, 1990년도 일본은 수제 초콜릿이 뜨기 시작했던 시기여서 많은 초콜릿들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김 교수는 여름방학 동안 런던에 머물면서 유럽의 초콜릿 문화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여름방학 동안 영국에 있으면서 제대로 된 유럽의 수제 초콜릿 문화를 체험했습니다. 초콜릿 테마여행을 다니기도 했지요. 나름대로 초콜릿에 대한 공부를 하고 정보를 수집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녀는 귀국한 뒤 초콜릿에 대한 열정을 마음에만 담아두어야 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초콜릿에 대한 공부를 접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에서는 초콜릿에 대한 열정으로 불타고 있었지요. 결국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다시 영국으로 초콜릿 유학을 떠났습니다."

이후 김 교수는 영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초콜릿 샵에서 경험을 쌓은 후 귀국해 쇼콜라티에라는 문화를 국내에 전파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

"초콜릿 공부를 하기 전 외국 친구들에게 초콜릿을 싫어한다고 했더니 저를 촌뜨기 취급하고 친하게 굴지 않습니다. 하지만 초콜릿을 공부하고 좋아하게 되니까 외국 친구들이 저를 세련된 사람으로 취급하고 친하게 대했지요.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요."

김성미 교수는 보통 사람들이 잘 못 알고 있는 초콜릿 상식에 대해 알려줬다.

"코팅용 초콜릿 가공품들을 초콜릿으로 오해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매스와 카카오버터의 성분으로 만들어진 진짜 초콜릿에는 항산화물질인 폴리페놀이 다량 함유되어 건강에 유익하고 몸에 좋은 성분이 많지만, 식물성 기름으로 대체된 초콜릿 가공품 등에는 몸에 이로운 성분이 전혀 없습니다. 초콜릿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제품을 고르는 마니아층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좋은 초콜릿을 고르는 소비자들이 오히려 초콜릿 시장을 선도하고 있어 다행스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