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이 나오기까지 3년이 걸렸다. 수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그들의 삶을 순수하게 관찰하고 사색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나는 내가 어떠한 삶을 살든지 인간의 숙명과 비애를 인내하면서 가치 있는 것을 추구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것은 세상에 이름을 빛내거나 기름진 물질을 채우기 위해서도, 나의 나약함을 극복해주는 것에 이끌리거나 추종하면서 안식을 얻으려는 것도 아니었다. 삶의 고해와 슬픔을 그저 작은 몸과 가난한 정신 탓으로 돌리며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 같은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현실적인 목표나 본능의 욕구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었다. 단지 인생의 중요한 의미를 그것에 두지 않아도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것처럼 단순하고 고지식한 인생이 어쩌면 더욱 아름다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