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강경대 평전

021. 4부 - 떨어진 붉은 꽃잎

이동권 2021. 11. 15. 15:42

죽음에 대한 고통과 비애는 살아남은 사람에게도 크지만 죽은 사람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위로하는 길은 어떠한 재물이나 추모 행사가 아니라 죽은 이에 대해 올바르게 기억하고 내면세계에 재건하는 일이다. 우리가 경대에게 이러한 마음을 갖는다면 경대는 늘 우리 곁에서 살아 숨 쉬고, 죽음으로 인한 슬픔이나 고통 또한 값진 열매로 승화될 것이다. 경대가 가졌던 순수한 동경이 광폭한 쇠파이프 아래 무너져 내린 날을 기억한다. 애달픈 마음이 죽음을 쫓고, 그리움이 사무쳐 고뇌의 끝으로 되살아나던 날. 울어라. 하늘이여. 이 기약도 없는 이별을 너라고 어찌 감당할 수 있으랴.

 

 

노태우 정권은 집권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민주세력을 ‘적’으로 몰아세워 탄압했다. ‘법질서 수호’와 ‘좌경폭력세력 척결’을 명분으로 거리마다 전경을 배치하고, 조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학생·청년들을 잡아들였으며, 야비한 공작사찰과 폭력진압으로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마저도 철저하게 짓밟았다. 


비단 폭력은 시위 현장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불법으로 교내에 난입해 쇠파이프를 휘둘렀고, 기물을 서슴없이 파괴했으며, 최루탄을 무차별적으로 난사했다. 총칼만 들지 않았지 광주시민들을 군홧발로 진압했던 전두환 정권의 폭력성을 그대로 답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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