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가 옥상녹화의 부속이라고요?
잔디 소비 확대를 위한 품종 개량과 기술 개발, 판로 개척이 필요한 시점이다. 골프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고, 여러 해 걸친 건설경기 악화로 잔디 소비량은 급감했다. 그중에서도 기술 개발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정된 자원의 효용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데다 잔디 산업의 미래 경쟁력까지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잔디 활용도를 높이는 신기술이 완성 단계에 와있다. 권태영 박사가 이끄는 친환경농업연구전문기업 (주)생태공간이 개발한 ‘모듈형잔디’다. 모듈형잔디가 완성되면 잔디 상업화에도 기여가 크겠지만 전체 옥상녹화 사업의 판도를 바꿀 가능성도 농후하다. 권 박사를 만나 ‘모듈형잔디’에 대해 들어보았다.
질문 모듈형잔디를 소개해 달라.
답변 옥상녹화든 실내조경이든 어디에서든지 잔디를 쓸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이다. 개발의 초점은 잔디가 잘 자랄 수 있는 생육조건과 환경을 조절해 주는 것이다. 옥상녹화나 실내조경이나 같은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같은 기술이 적용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단지 그것을 실내에 적용을 할 거냐, 옥상에 적용을 할 거냐 그 차이다.
질문 모듈형잔디를 개발한 이유는 무엇인가?
답변 기존의 잔디는 고부가가치가 아니라 옥상녹화의 부속 중 하나로 여겨졌다. 나무 한 그루는 수백만 원을 호가했지만 그 주변에 대부분 깔리는 잔디는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이었다. 우리가 개발한 모듈형잔디는 잔디가 옥상녹화의 주인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 그런 시장이나 분야의 전망이 조금은 열렸다. 초창기 옥상녹화는 옥상정원 개념의 조경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옥상녹화는 얼마 전에 EBS 극한직업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방영될 정도로 노동력이 많이 들어가고 힘든 일이다. 빌딩 옥상에 흙을 퍼 올리고, 거기에 나무를 심고 가꿔 옥상정원을 만든다. 더 큰 문제는 시공을 완료한 뒤 조금만 문제가 생겨 하자를 보수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든다는 것이다. 현재 옥상정원의 추세는 신규로 건물을 지을 때 옥상녹화에 필요한 것들을 설계에 꼼꼼하게 반영해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옥상정원을 하려는 중요한 이유는 건물의 에너지 절감이나 도심 열성현상 저감 같은 기능상의 목적이 크다. 그렇기 위해서는 많은 건물에 적용해야 한다. 콘크리트로 된 지붕을 초록색으로 많이 만들어야 전체적으로 도심열성이 저하된다. 그런데 옥상정원은 비용이 비싸서 광범위하게 적용하기 어렵다. 시공한 뒤 유지관리의 문제도 있어 이제는 옥상정원을 기피하기 시작했다. 그 대안으로 최근에 보급된 것이 경량형 옥상녹화다. 시공도 간편하고 유지관리가 필요 없는 토심 30cm 이하의 옥상녹화다. 그런데 잔디는 초종으로 선정되지 않았다. 왜냐면 잔디는 30cm 이하의 토심에서는 살 수 없기 때문이다. 옥상에서 잔디를 키우려면 최소한 30cm 이상의 토심을 가져야 한다.
질문 모듈형잔디는 30cm 이하의 토심에서 사용 가능한 것인가?
답변 그렇다. 우리는 10cm를 목표로 잡았다. 10cm의 잔디 블록으로 화분을 심는 것처럼 간편하게 시공할 수 있는 모듈형잔디다. 10cm 토심에서 잔디가 생육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환경을 조성해 주고 그것을 극복하는 게 이 제품이고, 기술의 핵심이다.
질문 모듈형잔디가 경량형 옥상녹화에서 유리한 점은 무엇인가?
답변 경량형 옥상녹화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이 다육식물이다. 선인장도 다육식물이고, 대표적인 초종으로는 세덤이란 게 있다. 건조에도 강하고, 기반재가 가벼운 소재로 돼 있어서 옥상농화에 장점이 있다. 약점은 다육식물이 심어진 옥상정원은 바라보는 공간이 됐다. 그 위를 밟지 못한다. 그런 단점 외에도 옥상녹화를 하는 가장 궁극적인 목적은 건물의 에너지 절감과 도시열성을 저감인데, 거기에 건조한 상태로 식물이 심겨 있으면 그 효과가 떨어진다. 만약 경량형 녹화에 잔디가 들어가려면 조건이 필요하다. 적정한 수분을 유지시켜줘야 하고, 사람들이 올라가서 어느 정도 밟을 수 있어야 되니까 구조적인 안정성도 있어야 하고, 비가 왔을 때 배수도 원활하게 돼야 하는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 결국 잔디를 살게 하는 기술적인 한계가 경량형 옥상녹화가 가지는 최고의 장점과 일치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듈형잔디로 새로운 경량 녹화 시장을 열려고 한다.
질문 모듈형잔디의 주요 판매 타깃은 어디인가?
답변 옥상녹화를 주요 타깃으로 잡고 있다. 실내조경용에 사용한다면 베란다도 있고, 실내 골프 퍼팅장에도 활용할 수 있겠다. 국내 퍼팅매트는 인조잔디나 화학합성매트로 돼있다. 천연잔디로 연습할 수 있는 제품은 나와 있지 않다. 그런 쪽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질문 잔디를 아파트 베란다나 실내조경용으로 적용한 사례가 있는가?
답변 활용한 예는 없다. 일부 큰 건물에서 잔디를 사용하긴 했지만 그 잔디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한국형 잔디가 아니라 양잔디라고 하는 한지형 잔디다. 실내조경용 잔디를 조성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유지관리의 간편성이다. 실내는 기온 변화에는 민감하지 않지만 일조량이 부족하다. 노지에서처럼 잔디를 자주 깎지 않아야 되고, 물도 자주 주는 수고스러움을 줄여야 한다. 옥상녹화에서 추구하는 모듈형잔디 기술이 실내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다.
질문 모듈형잔디가 실내조경에도 상당 부분 기여를 할 것 같다.
답변 우선순위는 옥상녹화 시장이다. 실내조경으로 사용될 때는 그냥 바라보는 관상용으로는 한계가 있다. 고민을 하고 있는 부분은 실내 공기의 질이나 미세먼지 등을 감소시키는 기술의 접목이다. 희망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잔디에 대해 친근감과 로망이 있다는 점이다. 나도 예전서부터 마당에 잔디가 깔려있는 집에서 살고 싶다는 희망이 막연하게 있었기 때문에 잔디가 굉장히 친근하다. 일본에서는 옥상녹화에 이끼를 많이 활용한다. 그 기술을 우리나라에 접목시키려고 했었는데 실패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끼를 좋아하지 않았다. 각 나라마다 문화와 정서가 있는 것 같다.
질문 모듈형잔디 개발과정을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답변 2014년 말부터 화학비료 사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잔디가 잘 생육할 수 있도록 만드는 연구를 시작했다. 식물이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소재 기술을 이미 개발한 상태여서 가능했다. 그것을 잔디에 접목했다. 재배과정에서 현장 테스트하고, 옥상에 적용해 보면서 응용기술을 확보하게 됐다.
질문 모듈형잔디의 시공은 어떻게 진행하나?
답변 시공은 간단하다. 완제품을 가져가서 설치만 하면 된다. 네모난 모듈에 잔디가 잘 생육할 수 있는 보습성 기술이 들어가고, 옥상은 가벼워야 하기 때문에 일반 토양이 아니라 특수한 토양이 일부 들어가고, 그 위에 잔디가 심어진다. 병해충 같은 것은 특수한 기술로 살균한다. 거기에 영양을 충분히 공급하고, 잔디를 완전히 활착시켜서 제품을 출하한다. 각 모듈의 연결은 금형을 짜서 결합시킨다. 옥상에 잔디를 해 놓으면 다육식물보다 뿌리발달이 좋기 때문에 안정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안전을 위해서 모듈을 결합할 때 마지막에는 구조적인 프레임을 설치할 계획이다.
질문 모듈형잔디를 이용해 다른 상품을 만들 수 있겠다.
답변 다른 상품을 준비하는 것은 없다.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다. 옥상녹화는 공공적인 영역이 크다. 하지만 공공적인 영역의 설계기준에서 잔디는 빠져 있다. 때문에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제도를 바꿔야 한다. 모듈형잔디가 보급되고 사업적으로 성공하려면 굉장히 해야 할 일이 많다. 긍정적인 것은 옥상녹화의 필요성도 요구되고, 환경적인 문제도 심해지기 때문에 여러 곳에서 조례를 제정하고 있고, 옥상녹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질문 모듈형잔디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시범사업이 필요할 듯 보인다.
답변 올해 목표는 시범사업으로 공공적인 공간, 민간적인 공간 두 곳씩을 추진해서 마케팅을 하고, 기술의 완성을 할 예정이다. 시범사업을 통해서 현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잔디가 이렇게 얇은 토심에서도 살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야 한다. 내년 여름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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