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로 옆에는 작은 꽃들이 소담스럽게 피었다. 여기저기에 뿌리내린 나무들은 절정의 초록을 구가했고, 바닥에는 잔디가 곱게 깔려 운치를 더했다. 자연이 선사했던 기쁨을 똑같이 느끼게 하는 옥상정원이었다.
회색빛 옥상은 차갑고 황량한 도시의 이미지를 대변했다. 콘크리트의 냉혹한 재질감은 경제성장의 상징이기도 했지만 각박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서를 메마르게 했다. 이런 옥상에 잔디를 깔고 꽃과 나무를 심어 정원을 만들기 시작했다. 쓸데없는 공간으로 여겨졌던 옥상을 꽃과 녹음이 어우러진 공간으로 조성해 사람들이 쉴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옥상정원에서 인간을 향한 세심한 배려와 따뜻한 애정이 느껴진다.
옥상정원의 화룡점정, 잔디
이대목동병원 본관 3층에는 옥상정원이 마련됐다. 잿빛 시멘트 공간이 영육이 괴로운 환자들과 병간호에 지친 보호자들이 대화를 나누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됐다. 부지는 굉장히 넓었다. 과거에 이곳이 물품을 쌓아두거나 흡연장소 이용됐다는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었다.
옥상정원에 들어가면 원목으로 만들어진 산책로가 먼저 나타났다. 시공한 지 꽤 오래된 것 같은데, 무르거나 느슨해지지 않고 튼튼했다. 휠체어가 다닐 정도로 폭도 넓었다. 산책로를 따라 걸어가면 소담정원, 송림원, 상록원 등 다양한 모습의 소규모 정원이 자리 잡고 있었다. 돌을 깎아 만든 조각품과 갖가지 관상수가 눈을 즐겁게 했고, 가운데에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테이블과 벤치, 뜨거운 햇볕을 막아 주는 차광막이 설치됐다. 한쪽에는 둥글게 설치된 발바닥 지압로도 있었다. 가장 이채로웠던 점은 환자와 보호자들을 위해 간단한 다과와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식음료점이었다.
이대목동병원 옥상정원만의 특징이라면 병원의 특수성을 정원에 접목한 점이다. 환자를 고려한 안전펜스와 야간조명, 안배방송 스피커는 건물의 성격에 알맞은 녹화사업의 본보기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옥상정원의 완성은 잔디였다. 정원 전체에는 잔디가 깔려 있었고, 잔디공원도 조성돼 있었다. 잔디는 고풍스러운 나무와 예술품, 갖가지 편의 시설을 하나로 이어줬고, 옥상정원에 자연의 숨결을 불어넣었다. 제 아무리 멋지고 아름다운 것들로 채워져 있어도 잔디가 없었다면 옥상정원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을 것이다.
싱싱한 자연의 정기를 품은 도시
대학 캠퍼스는 도시 녹화의 표본이었다. 수많은 건물과 도로 사이가 녹지로 조성돼 약동하는 젊음을 느끼게 했다. 그럼에도 대학들은 건물 옥상이나 빈터에 정원을 조성했다. 싱싱한 자연의 정기를 일상에서도 쉽게 느끼게 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건물들이 딱딱한 강의 공간이 아니라 삶과 사회를 배우는 지식과 지혜의 도량으로, 나아가 패기발발한 젊음과 기발하고 대담한 아이디어, 입시에 찌들어 잠재됐던 창의성을 끌어내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이었다.
성균관대학교 수선관 3층과 5층에는 옥상공원이 조성됐다. 인문관 원곡정원에 이어 사회과학대와 예술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원이다. 이곳에는 많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전체에 잔디를 깔고 곳곳에 벤치를 설치했다. 또 비바람에 넘어지지 않는 낮은 관목과 지상식물을 식재했고, 철재난간과 테이블도 마련했다.
동국대학교에는 유독 옥상정원이 많다. 그중에서도 사회과학관과 혜화관은 동국대 옥상정원을 대표한다. 산뜻한 산책로와 여러 종류의 관상수와 수상식물이 자라는 연못, 큼직큼직한 벤치와 차광막, 예스러운 가로등은 이 대학 옥상정원의 특징이다. 특히 넓은 대지를 꽉 채운 잔디는 압권이다. 참새들도 촘촘하게 깔린 잔디가 좋은지 온종일 지저귀며 호도록 날아다닌다.
옥상정원 조성에 뒤따르는 문제는 관리다. 여러 군데 옥상정원을 둘러보면서 느낀 점은 오랫동안 돌보지 않아서 온갖 잡풀들이 쑥쑥 자라거나 잔디가 누렇게 변색된 곳이 있었다. 관상수와 잔디 관리에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풀들이 웃자란다. 나무가 크게 자라 지탱하지 못해 쓰러지며, 나무 아래에 흙이 노출돼 흙먼지가 날린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만큼 살충제와 제초제 사용은 최소한으로 제한하지만 필요에 따라 살충제와 제초제를 뿌려 벌레와 잡초를 없애고, 거름 넣어 잘 관리를 하면 처음 조경할 때보다 뿌리가 튼튼하고 잎이 풍성한 옥상정원을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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