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알맞게 설계된 시설과 동선이 눈에 먼저 들어왔다. 각종 편의시설과 넉넉한 주차장은 인상적이었다. 일본이나 미국의 최신 구장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은 외야석이었다. 다른 경기장에는 플라스틱 의자가 빽빽하게 들어찼고, 바닥은 콘크리트 일색이었다. 하지만 이곳은 환경 친화적이었다. 빈틈없이 잔디가 정갈하게 깔려 있었고, 잔디의 푸른빛은 청량한 하늘빛과 함께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게 보였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경기장에 다녀온 관람객들은 이구동성으로 주변 편의시설과 외야관람석을 칭찬했다.
이들은 “외야석에 돗자리를 깔고 앉을 수 있도록 잔디가 촘촘하게 깔려 있어서 좋았다”면서 “관람석에 잔디 깔린 곳은 생각지도 못한 배려였고, 마음이 너무도 편해서 몇 시간 교외로 나가 쉬다 온 느낌 같았다”고 말했다.
정서적 안정과 관리 편리성 탁월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경기장에는 켄터키블루그라스가 깔렸지만 외야관람석에는 장성중지가 조성됐다. 야구장에서 가장 싼 외야석에 잔디를 깔고 가족석으로 만들어 편하게 야구를 즐길 수 있게 했다. 관람객들은 마치 야유회에 온 것처럼 돗자리를 깔고 도란도란 모여 앉아 음식을 먹으며 경기를 구경했다. 아이들은 까르르 웃으며 마음껏 뛰어놀았다. 장성중지는 이런 용도에 잘 맞는 잔디다. 구단 측도 생명력이 강하고 관리비 부담이 없는 장성중지의 특징을 살려 외야석을 색다른 공간으로 만든 것이겠다.
잔디생산자협의회 영농조합법인 관계자는 “힐링이다. 예전에는 플라스틱 의자로 돼 있어서 불편했다. 홈런볼이나 파울볼을 잡으려다가 넘어져 다치거나 서로 싸우기도 했다. 녹색이 주는 안정감이 있다. 웃고 넘어가는 여유를 준다. 아이들이 뛰어놀고 가족단위 관람객들에게 편안함을 제공한다”면서 “한국잔디는 관리에 어려운 점이 없다. 덥고 비가 많이 내려도 고사하는 경우가 드물다. 서양잔디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든다. 관리비용이 10배가량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외야관람석은 인공잔디로 조성된 학교 운동장이 천연잔디로 바뀔 경우 어떤 효과가 있는지 똑똑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운동장은 아이들이 실컷 뛰어다녀도 손상되지 않고, 공간이 넓은 만큼 관리 부담도 없어야 한다.
장성중지 재배 농민은 “천연잔디는 유지관리가 어렵다고 생각해 기피하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운동장을 조성할 때 좋은 잔디로 계획된 시방서에 따라 정확하게 시공하고 관리 시스템만 갖추면 인조잔디보다 천연잔디가 훨씬 관리가 쉽고 관리비도 저렴하며 좋은 잔디 상태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천연잔디는 학생들의 정서의 발달과 공감능력을 키우고 불안한 마음 진정시켜 주는 효과도 좋다. 장성중지 재배 농민은 “한국잔디는 사계절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에 자연에 있는 것처럼 심신의 안정을 준다.”면서 “가을이 되면 초목에 단풍이 들듯이 잔디도 노랗게 변해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상방지와 도시 녹화사업의 표본
학생들이 운동장을 뛰어다닐 때 가장 걱정되는 것은 부상이다. 학교 운동장에 일어나는 부상은 단단한 표면이 주는 영향이 크다. 인조잔디 같은 경우도 바닥을 고무로 만든 것이기 때문에 쓸리면 화상의 위험이 있고 쿠션감도 좋지 않다. 기름 유출이나 담배로 인한 훼손과 화재 위험이 있다. 운동장이 천연잔디로 바뀌면 바닥의 탄력성을 높여 사계절 내내 충격이 완화돼 부상의 위험이 줄어든다.
천연잔디는 운동에 적합한 표면을 제공해 학생들의 운동부족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결해 주는 원동력이 된다. 비단 학생들에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공원이나 공공시설에 천연잔디가 조성되면 자연스레 운동욕구가 일어나며, 자연과 접촉할 기회가 늘어나 피로에 찌든 심신을 풀도록 돕는다.
천연잔디는 학교를 녹색공간으로 만들어 이산화탄소를 줄이고, 기온을 낮추며, 대기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효과도 가져온다. 운동장 잔디의 이산화탄소 소모율은 승용차 1만 5천~5만 대 분량과 맞먹는다. 200㎡ 정도의 잔디가 4인 가족이 소모하는 양의 산소를 생산하는 것과 비슷한 양이다. 천연잔디는 물을 기화하며 열을 흡수해 대기 온도를 낮추는 증산기능을 가지고 있다. 미국 브리검영대학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잔디가 없는 운동장의 표면 평균온도가 36.8도일 때 인조잔디 운동장은 47.4도, 콘크리트는 34.5도, 아스팔트는 43.1도인 반면 천연잔디 운동장은 25.7도로 크게 낮았다.
이밖에도 천연잔디는 지하수를 정화하고 홍수피해를 막으며, 토양오염을 방지하고, 대기오염물질을 제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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