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에는 잔디의 주생산지답게 운동장에 장성중지가 깔린 학교가 있다. 장성삼서중학교다. 삼서중학교에 들어선 첫 느낌은 학교가 아니라 공원이었다. 공을 차며 뛰어놀고 싶을 기분이 저절로 생길 만큼 상쾌했다. 들리는 얘기로는 삼서중학교 운동장은 장성은 물론 광주나 함평 등 인근 지역 축구동호회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이 한나절 동안 머물며 공부하고 운동하는 학교의 환경은 학생들의 정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산뜻하고 안락한 곳과 먼지 날리고 불편한 곳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3년 동안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삼서중학교는 생기가 넘쳤고, 선량하고 씩씩한 기운으로 가득했다.
삼서중학교의 사계절 풍광은 잔디와 깊은 연관이 있다. 삼서중학교는 봄이 되면 벚꽃과 소나무가 초록으로 변하기 시작하는 잔디와 함께 흐무러져 신록을 깨운다. 짓궂은 바람에 벚꽃이 떨어지고 여름이 오면 잔디는 주위의 산과 들, 갖가지 꽃 덤불과 함께 초록의 물결이 한데 어우러져 일대 장관을 연출한다. 가을이 되면 잔디는 곱게 내려앉은 햇살을 따라 노릇노릇 변색하며 명미하고 아늑한 자태를 뽐낸다. 가끔 쏴 하는 소리와 함께 낙엽까지 나뒹굴면 정신을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감상에 젖게 한다. 겨울에 이르면 잔디는 하얀 눈옷을 입고 동면에 들어간다. 밝은 보름달이 뜨고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은 운동장은 한 해를 정리하기 딱 좋은 명상을 제공한다.
장성잔디협회 관계자는 “잔디의 고장 장성을 대표해 삼서중학교 운동장을 장성중지로 조성했다”면서 “직접 보면 알겠지만 천연잔디 운동장은 마사토나 인조잔디 운동장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학교 운동장에 적합한 장성중지
인조잔디 운동장의 노후화로 개보수나 교체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검출되고 비용과 안정성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과거의 마사토 운동장으로 돌아가자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나온다. 동시에 아이들의 심신 건강을 위해 인조잔디를 천연잔디로 바꾸려는 식자들의 노력도 진행되고 있다. 인조잔디의 유해성을 해결하는 대안은 마사토가 아니라 천연잔디라는 것. 특히 천연잔디 운동장은 인조잔디 운동장보다 조성과 관리에 들어가는 비용도 적고 오래 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생산과 유통, 설비, 관리까지 오랫동안 잔디에 관한 모든 일을 해온 잔디 재배 농민은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에는 한국잔디가 좋다”고 추천한다. 그는 “운동장에 장성중지를 깔고 체육활동을 많이 하게 해 줘라. 장성중지는 기본적으로 강하고 자주 밟아줘야 좋다. 관리가 편하고 계절의 영향을 잘 받지 않으며, 어떤 토양에 옮겨 심어도 잘 자라서 켄터키블루그래스보다 학교 운동장에 적합하다. 켄터키는 홍수 나면 30%가 죽는다. 시공 단계부터 경기장을 깊게 파서 바닥공사도 해야 하고, 관리비도 비싸다. 인조잔디보다 천연잔디가 좋은 점은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농업연구원의 연구결과도 그의 얘기와 똑같다. 연구원은 야지품종 대비 생육속도가 빠르고 녹색기간이 연장되며 많이 밟아도 생명력이 우수한 장성중지가 학교 운동장에 가장 적합하다고 발표하고, 실제 도내 4개 학교에 장성중지를 식재하는 한편 천연잔디 학교 운동장 관리기술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천연잔디 운동장은 잔디 재배 농가에게도 희망
장성군 삼서면에서 열리는 대부분 기념행사는 삼서중학교에서 열린다. 전교생이 50명 안팎인 작은 학교지만 축구장으로 쓸 수 있는 큰 운동장이 천연잔디로 조성돼 있기 때문이다. 삼서중학교에서는 축제도 열린다. 잔디의 고장답게 축제의 이름은 ‘잔디골축제’다.
삼서중학교 천연잔디 운동장은 단순한 학교 운동장이 아니라 지역사회를 하나로 이어주는 끈이다. 도시인들이 녹지로 우거진 공원을 찾아 지친 일상을 달래는 것처럼 천연잔디 운동장 하나로 지역민이 만나고, 이들이 함께 모여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는 장소의 기능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천연잔디 운동장은 학생과 학부모, 지역민들에게도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 준다. 천연잔디 운동장 하나가 지역사회의 단합과 번영을 이어주는 매개인 셈이다.
천연잔디 운동장은 잔디 산업의 발전과 잔디 재배 농가의 경제활동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장성잔디협회 관계자는 “학교 운동장에 심은 천연잔디는 보기도 좋고 학생들에게도 매우 유익하지만 잔디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이라면서 “정부나 기업의 녹화사업, 조경, 전국의 학교 운동장에 천연잔디가 이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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