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이 음악 좋다

르네이스(Renasce) - Good Bye, Never Stop, 청춘을 향한 연가

이동권 2022. 10. 25. 22:39

르네이스 앨범 표지


시작은 폭발적이었다. 허공을 가르는 비바람처럼 쉴 새 없이 몰아쳤다. 지지대는 목소리는 전자음과 대항하듯 곤두섰다. 매우 섬세하고 부드러워 마치 악기 소리 같았다. 그러다 서정적인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투명하고 섬세한 무늬를 가진 새 한 마리가 하늘을 유영하다 날개를 늘어뜨리고 앉아 있는 모습이었다. 무척이나 기묘하고 센 일레트로니카+하드록이었다. 이 음악의 제목은 '굿바이(Good Bye)'다. 

굿바이는 힘들었던 오늘은 잊고 굳센 마음으로 내일을 향해 나아가자는 내용의 곡이다. 이 노래는 일렉트릭 기타가 전반적으로 하드록 스타일을 연출하며 달팽이관을 흥분시키고, 반대로 몽환적인 보컬의 목소리가 북받쳐 오르는 흥분을 가라앉히며 적정한 평온을 유지하게 만든다. 

뒤이어 '네버스탑(Never Stop)'이라는 곡이 흘러나왔다. 이 음악은 '굿바이'의 끝 부분과 매우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마치 한 곡을 1장과 2장으로 구분해 놓은 것 같았다. 

'네버스탑'은 미친 세상을 향해 멈추지 말고 싸워나가자는 내용의 곡이다. 4비트 일렉트로니카 리듬이 하드록으로 이어지면서 마음을 밝고 활기차게 이끌어주는 노래로, 리듬이 편안하고 아름다워 한 번 들어도 좋아할 만하다. 

이 곡의 중간 부분은 전자음과 드럼, 기타가 어우러지며 장엄한 느낌을 준다. 끝이 없는 우주, 투박하고 강렬한 미지의 세계로 마음이 빨려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감각적인 리프가 음악의 안정감을 잡아주면서 전자음과 기타의 신묘함을 이끌어 내는 작법은 다수 대중에게도 어필될 듯싶었다. 음악마저 편식을 요구하는 대형 기획사들과 아이돌의 세뇌에서 벗어나는 것이 우선이지만. 

르네이스의 첫 앨범 <프로젝트 르네이스>는 흐들흐들 꽃망울을 터뜨릴 것 같은 들판의 꽃다지를 닮았다. 끝없는 경쟁과 물질주의로 내몰리는 사회, 그 사회에서 아파하는 청춘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은 마음을 두 곡의 음악으로 풀어낸 르네이스. 이름도 나이도 없이 뿌리내린 그대로 피어나 불모지를 아름답게 채워주는 들꽃과 비교되는 건 당연했다. 

앨범 이름 <프로젝트 르네이스>에는 르네이스라는 이름과 자신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세상에 알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르네이스는 renascence(renaissance)에서 따온 것으로, 부활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