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이 음악 좋다

레비파티(Levi Party) - Empathy, 아름다운 리듬과 폭발적인 감성

이동권 2022. 10. 17. 22:02


섬세하고 예민한 곡조다. 투명하리만큼 차분하게 마음을 가라앉힌다. 따뜻한 감성을 배가시키는 정확한 테크닉도 놀랍다. 그런데 웬일인지 불쑥 격정에 사로잡힌다. 감성의 파도가 꼬리에 꼬리를 물며 별의별 아픈 상처들을 떠올리게 한다. 인적이 드문 들판에 핀 이름 모를 꽃들이 바람에 살랑살랑 떼 지어 흔들리 것처럼 마음을 동요시킨다.

‘네오 클래식’을 추구하는 레비파티(Levi Party)의 ‘코스모스(KOSMOS)’ 앨범은 음악의 서정을 파고들었다. ‘이유 있는 연주’를 하고 싶다는 이들의 바람이 첫 곡부터 마지막까지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머릿속에 납덩이가 든 것처럼 무거울 때가 있다. 살다보면 괴로운 고통을 겪고, 피가 마르는 현실과도 마주한다. 나이가 들면 모르지만, 청춘은 혼자 위로할 수 없는 상황과도 직면한다. 인생철학의 근저부터 흔들리는 경우다. 그럴 때는 사색이 필요하다. 가슴을 전율시키는 음악에 심취하면서 자신을 성찰하다보면, 삶에서 자신이 무엇을 희구하고 있는지 발견하게 되고, 여러 가지 고뇌도 쉽게 해결될 수 있다. 

‘코스모스(KOSMOS)’ 앨범은 네오 클래시컬한 오케스트레이션 편곡과 디테일한 재즈 피아노 연주, 거기에 영감을 더한 수준 높은 반도네온 연주 등이 어우러진다. 

이 앨범은 듣는 내내 눈앞이 어른거렸다. 푸르디푸른 빛, 몸을 포근하게 감싸는 치유의 손길이었다. 그 이유는 다르지 않다. 레비파티는 단순히 좋은 노래가 아니라 음악인으로서의 실존적인 고민, 자아에 대한 인식 등을 담아내려고 했기 때문이다.

이 앨범은 1번 트랙부터 마지막 10번 트랙까지 모두 듣고 난 후에야 가슴에 아련함과 애잔함이 남는 진정한 ‘슬로우 뮤직(Slow Music)’이다. 꼭 한 번이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감상해보길 권한다.

레비파티는 고대 중동 지역에서 음악과 축제를 담당했던 부족(tribe) 이름으로, ‘Levi Party’는 말 그대로 ‘Levi의 축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 앨범은 여유 혹은 휴식이 필요한 현대인들의 가슴을 울려줄 것 같다. 아름다운 리듬과 폭발적인 감성을 탑재한 음악이다. 앨범 수록곡 중 네 번째 트랙 '엠퍼시(Empathy:공감)'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