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이 음악 좋다

정성하 - The Milky Way, 마음속 찌꺼기 씻어 내는 천재 기타리스트

이동권 2022. 10. 13. 23:32

정성하 모놀로그 앨범 표지


인적이 드문 시골길을 걷는다. 백일홍은 청아한 아침이슬을 머금고, 풀벌레들은 줄기를 잘근 씹으며 식사 중이다. 멀리서 들크무레한 향기가 바람결에 실려 온다. 온몸이 가뿐해진다. 샤워를 막 마치고 난 느낌, 후드득 쏟아지는 빗줄기에 마음속 찌꺼기들이 쓸려가는 것 같다. 

정성하의 연주곡 'The Milky Way'가 주는 감상이다. 신중하고 정확하게 튕기는 그의 어쿠스틱 기타 소리는 언제 들어도 기분을 상쾌하고 후련하게 만든다. 그리고 기타를 칠 때마다 깊은 생각에 잠긴 것 같은 눈, 그 투명한 눈빛이 참 좋다. 

 

정성하의 모놀로그(MONOLOGUE)는 다섯 번째 스튜디오 앨범이자 4번째 정규 솔로 앨범이다. 이 앨범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니 명불허전이다. 그의 노래는 생동감 넘치고, 마음을 포근하게 해준다.

모놀로그(MONOLOGUE)는 뮤지션으로서의 내적 경험과 감성을 자신만의 스토리로 담아낸 앨범이다. 11곡을 자작곡하고 직접 프로듀싱했다. 이 앨범에는 2013년 11월 유튜브 뮤직어워드 서울 콘서트에서 처음 공개한 이후 해외 라이브 무대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The Milky Way'가 담겨 있다. 이곡은 순수한 소년적 감성과 차분한 음악성이 잘 담겨 있다.

화려한 핑거스타일 테크닉과 경쾌한 멜로디로 'The Milky Way' 못지않는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곡인 'Sprint'도 앨범에 빛을 더한다. 

새로운 미래에 대한 설레임과 기대를 담고 있는 상큼한 첫 번째 트랙 'First Step', 소중한 기억을 떠올려줄 아름다운 트랙 'Lost in Memories', 그리고 처음 시도하는 스타일인 'Walking on Sunday'은 많은 핑거스타일 리스너들이 반가워할 곡이다. 

2012년에 처음으로 프랑스 솔로 투어를 다녀와 작곡한 'Sunset in Paris'에서는 멘토와도 같은 절친한 기타리스트인 프랑스의 미쉘 오몽의 세련된 영향이 엿보인다. 의미심장한 멜로디로 시작해 애잔함과 간절함이 잘 담겨 있는 'Again'은 기타리스트 자신이 특별히 아끼는 곡이기도 하다. 

매력적인 바리톤 기타 곡 'Flaming'과 이번 앨범의 유일한 커버곡인 일본 애니메이션 'Laputa:Castle in the Sky' 의 'Carrying You'도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