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주는 허무에 질릴 때 한태주의 흙피리 연주를 들는다. 갈피를 못 잡고 정신이 뒤엉켜버릴 때도 마찬가지다. 한태주의 음악은 뭔가에 전전하며 살아가는 현실에서 잠시 빠져나와 풍만한 자연을 만나게 한다. 일종의 위안처럼 가슴속을 비우게 만든다. 마치 어린 시절의 순수, 마음을 위로해주는 편안한 친구 같다.
한태주의 첫 오카리나 창작연주곡 앨범을 구매할 때가 2002년이었는데, 그가 벌써 삼십 대 후반이 됐다. 이제는 소년이 아니라 성년이 돼 더욱 깊고 평화로운 연주로 애절한 도시인들의 마음을 달래주고 있을 것이다.
그는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초등학교마저 그만두고 청정 자연이 숨 쉬는 지리산 자락에 들어가 살았다. 그는 가수이자 기타리스트인 아버지에게 음악을 배우고 연습해 2002년 첫 창작앨범 '하늘연못'을 발표했다. '하늘연못'은 상큼한 새소리처럼 어지럽게 흩어지는 머릿속을 맑게 해주는 앨범이다. 그중 물놀이라는 곡은 KBS 프로그램 '걸어서 세계 속으로'의 주제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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