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이 음악 좋다

아브락사스(Abraxas) - Moje Mantry, '한'이 느껴지는 아트록

이동권 2022. 9. 25. 01:16

Abraxas first stone


아브락사스(Abraxas)는 1986년 결성된 폴란드 출신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이다. 이들의 노래는 격정적인 한 편의 영화 같다. 때론 강렬하게, 때론 부드럽게, 때론 아름답게 삶을 이야기하고 인생을 읊조리면서 아주 특별한 사색으로 인도한다. 우리네 '한'이 담긴 음악처럼 절절하고 깊어 국내에서도 마니아 층이 있다. 

새가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곧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그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중에서...

아브락사스는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등장하는 고대 알렉산드리아 그노시스파의 신이다. 머리에는 수탉의 벼슬이 있고, 허리 아래는 뱀이다. 오른손에는 방패, 왼손에는 채찍을 들고 있다. 그는 생물과 신 사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하며, 로마제국 말기에는 영험한 마법의 힘을 가진 존재로 추앙받았다.

아브락사스는 데미안에서 등장하는 아브락사스를 그룹 이름으로 차용하고 개성 넘치는 곡을 발표했다. 고요한 풍경화처럼 영혼을 달래주는 서정적인 선율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특히 은은한 기타 솔로와 보컬 아담 라사(Adam Rassa)의 촉촉한 저음은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아브락사스의 음반 중에서 내가 추천하는 앨범은 1996년에 발표한 'Abraxas'와 폴란드 3라디오 DJ이자 이들의 절친한 친구, 토마츠 벡신스키(Tomasz Beksinski)의 죽음을 애도하는 'Live In Memoriam'앨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