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온웨어로 그룹웨어 시장에 뛰어든 최병진 새움소프트 대표를 만났다. 최병진 대표는 LG히타치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노하우를 바탕으로 새움소프트를 세웠다. 그는 "대기업에 다니면서 느끼지 못했던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고 있다"며 한숨부터 쉰다.
"한국은 IT강국입니다. 한 해 전산에 투자하는 액수가 전체 예산 중 어느 정도 비중을 가지고 있느냐를 보면 우리나라처럼 전산에 투자하는 비율이 많은 나라도 드물 것입니다. 문제는 시장 구조입니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대기업들이 인력공급회사만을 선호하기 때문에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까지 투자비용이 균등하게 분배되지 않습니다. 머지않아 프로젝트 수주업체, 인력공급업체, 이 둘을 연결해주는 브로커업체만이 남을 것입니다. 아래에서 느끼는 체감도는 한국이 IT강국이라고 말하는 게 무색할 정도입니다.
그는 해외기업 진출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했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100억짜리 프로젝트를 예로 들면, 이 프로젝트의 절반인 50억은 하드웨어 구입비로 지불된다. 그중에 절반은 OS, DB, 미들웨어로 사용되고, 5억은 마더업체(프로젝트 수주업체)의 프리미엄이다. 이렇게 따지면 20억으로 개발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하드웨어는 우리나라 제품이 아니다. 해외 업체 IBM, HP, SUN을 쓴다. DB도 외국 제품. 미들웨어도 마찬가지이다. 국내 업체 중에 '티맥스'라는 미들웨어 회사가에 있지만 해외업체들은 설비에서부터 개발까지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IT시장이 개방되면 패키지로 묶어서 들어올 것이다.
최병진 대표는 이런 현실을 일컬어 '올 인 원'이라는 표현했다. 이래저래 신경 쓰지 않아도 최고의 시스템과 기술자들이 원스탑으로 100억짜리 프로젝트를 완료하는 것이다. 이런 해외 기업들이 한국에 들어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최 대표는 "그때에도 '신토불이'를 외칠 것이냐"면서 "해외기업들의 진출을 막던지, 기술개발에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병진 대표는 걱정거리가 넘치는 상황들을 낙천적으로 변용시키고 해결할 줄 아는 인품을 가졌다.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의 메커니즘을 자세히 살피고, 좀 더 인간적이고 다원화된 차원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점에서 드러난다.
"실리콘벨리 업체 탐방 프로그램에서 '블리자드' 이야기가 나왔는데, 대개 부러웠습니다. 펜타곤을 축소해 놓은 듯한 건물에 헬스장도 있고 아주 아늑한 느낌이었죠. 쉬는 것뿐만 아니라 잠도 잘 수 있고, 무엇보다도 직원들 사이가 굉장히 친밀해 보였습니다. 회사 브랜드가 세니까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프라이드도 대단했고요. 기술을 대우해주는 사회 분위기도 일조한 듯싶었습니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하나의 예일뿐, 최 대표의 꿈은 매우 소박하고 단순하다. 모든 사람들이 '역사'라고 부른 것보다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서 행복감을 찾는다.
"기술을 하는 사람들이 어려움 없이 일에 매진할 수 있고, 직장이 삶을 즐길 수 있는 놀이공간이 되길 원합니다. 새움소프트도 매우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대단한 건물을 짓고 떵떵거리면서 살자는 게 아닙니다. 사람을 돈으로 계산하기보다는 사람과 기술을 가치 있게 보는 것입니다."
새움소프트가 밀고 있는 솔루션은 '오피스온웨어'라는 그룹웨어이다. 전자결재, 메신저, 웹메일, 웹하드 등으로 구성된 이 솔루션은 국내와 해외, 본사와 지사 혹은 협력사, 부서 간의 원활한 업무 관리능력 자랑한다.
새움소프트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오피스온웨어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50명을 기준으로 하면 약 900만 원 정도에 완벽한 업무처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때문에 이 제품은 대형시장보다는 중소형시장에서 반응이 좋다. 또 오피스온웨어의 강점은 실시간으로 사무환경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최병진 대표는 "웹으로 전재결재가 와도 로그인을 하지 않거나 리플래쉬 하지 않으면 모른다"면서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메신저를 도입해서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네이트나 MSN 메신저 등을 쓰지 않는다. 실수로 혹은 고의로 유출되는 자료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메신저를 내부에 끌어 쓰려고 한다. 직원들의 이력관리도 용이하고, 자료 유출도 막을 수 있는 까닭이다. 내부용 메신저를 사용하면 직원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자료를 교환하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일부 대기업에서는 외부에 메일을 보낼 때에도 자료 첨부를 통제하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기업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장애가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최 대표는 "파트너, 협력업체 등과 긴밀한 업무협조가 필요하지만, 기업용 메신저를 쓰는 경우 자료 교환이 되지 않아 네이트나 MSN을 사용하게 된다"면서 "기업 간에 '오피스온웨어'를 사용하면 개별적으로 등급을 설정해 업무처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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