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의 건강은 성인이 된 뒤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성장기 시절에 비염을 앓은 어린이들은 만성적인 산소부족 상태로 자라기 때문에 성인이 된 후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기억력과 집중력도 떨어지고, 성격도 산만하고 예민해져 청소년기의 학습에도 많은 지장을 준다.
그래서 성장기 시절의 건강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그에 대한 적절한 치료도 필요하다. 이주연 광제한의원 원장을 만나 봄철 어린이들의 건강에 대해 들어보았다. (광제한의원은 현재 생일체질한의원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한의학에서는 '약식동원'이라는 말을 자주 쓴다. 쉬운 말로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다. 이주연 한의사도 "엄마가 아무렇게나 해주는 것 같지만, 사실 엄마가 해주는 밥과 반찬이 최고의 약"이라고 엄지손가락을 펴 보인다.
"명의 히포크라테스도 '음식으로 나을 수 없는 병은 약으로도 나을 수 없다'고 했어요. 우리가 하루도 빠짐없이 먹는 음식은 우리 몸에 가장 큰 영향을 주거든요. 이처럼 병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치료한 후에도 약한 몸을 회복시키는데 음식을 잘 먹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무엇이 어디에 좋다고 한 음식만 계속해서 많이 먹는 것은 오히려 한쪽으로 몸의 기운을 치우치게 하므로 나쁜 영향을 줍니다. 음식은 골고루 다양하게 먹는 것이 중요합니다."
'먹는 얘기'를 했으니, 이제 '싸는 얘기'를 해보자.
한의학에서는 사람의 건강을 판단할 때 중요한 것이 음식물의 섭취와 소화, 배설, 잠, 호흡이다. 이 활동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건강한 것이고 문제가 생기면 뭔가 탈이 났다는 증거다. 그중에서도 배설이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남자는 항상 기운이 부족한 반면 여자는 항상 기운이 쌓이고 뭉쳐서 잘 막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설사병과 변비를 방치하지 말고 빨리 고쳐주는 게 좋습니다. 대변은 하루에 한 번 황색의 '덩어리진 변'을 개운하게 보는 것이 정상입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하루에 두 번이나 2∼3일에 한 번 볼 수도 있는데, 몸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면서 대변을 보는 것이 상쾌하면 정상으로 생각해도 됩니다. 요즘 어린이들 중에는 야채나 과일을 안 먹고 피자, 콜라, 햄버거, 치킨 등을 너무 많이 먹어서 변을 시원하게 못 보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변비 때문에 생기는 병들을 살펴보면 피로와 피부병 위장병 비만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습니다. 잘 크고 피부가 고와지려면 야채와 물과 친해져야 합니다. 대변을 잘 보려면 대변의 재료가 되는 물과 식이섬유를 충분히 먹어 주어야 합니다. 식이섬유는 채소나 버섯, 해초류에 많이 들어 있어 채소와 해초류 등을 많이 먹는 게 좋으며, 또한 장 운동이 잘 되어야 하므로 활동량을 늘리고 운동을 자주 하는 것이 좋습니다.
변비와 함께 설사도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설사는 장 운동이 많아지거나 수분 흡수가 잘 되지 않을 때 일어나며, 몸안의 수분이 장으로 옮겨가거나 먹은 음식이 정상시간보다 빨리 항문으로 배출될 때 설사 증상을 보인다.
"설사를 할 때 제일 중요한 것은 '탈수'를 예방하는 것입니다. 탈수는 몸 안의 수분과 전해질이 많이 빠져나가서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입이 마르고, 소변이 적어지고, 힘이 없고, 어지럽고, 맥박이 빨라지면 탈수를 의심하고 빨리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합니다. 증상이 가벼우면 전해질 이온음료를 마시고 심하면 전문의의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설사가 급성으로 나는 경우에는 하루 이틀간 금식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보통은 소화가 잘되는 미음이나 쌀죽 등과 자극성이 없는 담백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반찬을 먹어주는 것이 좋으며, 복통이 있을 때는 따뜻한 물수건으로 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 설사가 오랫 지속되면 영양을 흡수하는 장기능이 떨어지고 영양상태가 나빠지게 되어, 성장발육에 문제가 생깁니다. 특히 한창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 여러분은 가능한 한 빨리 고쳐야 합니다."
생각이 많으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불면증은 어른들의 전유물처럼 생각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어린이들에게도 불면증은 있고, 아무리 잠을 많이 자도 다음날 피곤하고 머리가 무거운 어린이도 있다. 숙면을 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창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에게 중요한 것 중의 하나가 잠을 일찍 잘 자는 것입니다. 어린이들이 저녁시간에 잠을 자기 시작하면 잠이 든 후 초기에 성장호르몬이 많이 분비돼 키도 쑥쑥 잘 자랍니다. 잠을 잘 자면 피로가 빨리 회복될 뿐 아니라 전등의 불빛을 적게 쐬어 시력 보호에도 도움이 됩니다. 잠을 잘 자려면 잠자리 주변과 내 몸의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고 문제가 있다면 개선해 줘야 합니다. 잠이 들면 체온이 약간 떨어지므로 덥지 않은 실내 온도, 기관지와 점막이 마르지 않도록 습도를 유지하도록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주변의 소음과 불빛을 없애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나쁜 생활습관이나 몸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 잠을 잘 자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녁을 늦게 먹는다든가, 밤에 많이 먹어 배가 부른 채 잠들거나, 밖에서 친구와 땀을 많이 흘리고 놀았는데도 잘 씻지 않고 양치도 하지 않으면 잠을 잘 못 잡니다. 너무 늦게까지 긴장된 일을 하거나 몸이 피곤할 정도로 운동을 하는 것도 잠을 방해합니다. 부모님들이 이런 습관이 있으면 가능한 한 빨리 고쳐주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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