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슨 래터(Alison Lapper)는 1965년 영국에서 팔다리가 기형인 질병(선천성 희귀 염색체 이상)을 안고 태어나 세계적인 사진작가로 성장했다. 한때 사람들은 래퍼의 과감한 작품을 보면서 '흉측하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래퍼는 주위의 거친 시선과 손가락질을 모두 이겨내고, 우리 사회의 모순을 온몸으로 전복시키는 데 성공했다. '장애인'을 같은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 사회적 편견에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커다란 '도전장'을 내밀었다.
앨리슨 래퍼는 팔 없이 태어났다는 이유로 자신을 '기형'이라고 여기는 사회를 고발하고, 진정한 '육체적 정상성'과 '미의 개념'이 무엇인지 물음을 던지기 위해 사진 예술가의 길을 선택했다. 자신의 장애를 숨김없이 드러내면서 우리 시대의 삐뚤어진 미의 개념을 되짚어보게 했다.
그녀는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의 신체적 조건때문에 차별을 겪어야 했고, 남다른 슬픔과 고난을 경험해야 했다. 그런 과정에서 래퍼는 '장애의 삶을 새로운 것으로 극복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웠고, 자신만이 표현할 수 있는 특별한 아름다움에 대해 열정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입과 발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이자 사진작가로 활동했다.
마침내 래퍼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는 몸으로 카메라 앵글과 마주하면서 장애인이라는 '한계'를 극복해내면서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과 파문을 일으키며 세계적인 사진작가로 우뚝 섰다.
앨리슨 래퍼의 작품은 명암의 대비를 통해 극적인 미를 추구한다. 스스로 살아서 선이 되고 면이 되면서 하나의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조각과 같은 조형적인 미가 살아 있어 현대적이고 실험적인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앨리슨 래터의 작품에서는 아름다움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깨는 '진보성', '통쾌함', '유쾌한 반란'을 느낄 수 있다. 보는 이들에게 이상적이고 정상적인 '미'의 개념에 대해 스스로 묻게 하고 사회적 편견에 매스를 들이대게 한다. 한편으로 래퍼의 사진은 그녀가 여성, 장애인이라는 표식 대신에 창조적인 의지를 지닌 인간이라는 것을 보여주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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