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띠아 바자르(Matia Bazar)는 감미롭지만 격정적인 마력이 숨 쉬는 인상파 밴드다. 언젠가 오래된 그림 속의 길을 보고 있으면 무의식적으로 그 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기분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마띠아 바자르의 음악이 바로 그런 경험을 유도하는 아티스트다. 사람의 혼을 잠시 흔들어놓는 음악이라고 해야할까.
1974년 앨범 한 장을 발표하고 사라진 이탈리아 프로그래시브 락밴드 J.E.T는 역시 1973년 한 장의 앨범을 남기고 해산한 뮤제오 로젠바하 (Museo Rosenbach)의 쟌카르로 골지(Giancarlo Golzi-드럼)를 영입해 마띠아 바자르를 결성했다.
마띠아 바자르는 이탈리아 아트락 계보의 선두에서 탄탄한 연주와 대중성 있는 작곡 실력을 유감없이 선보이며 아트락 애호가들의 가슴을 적셨다. 이들이 대중적인 성향의 음악을 발표했다고 이상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마띠아 바자르의 대중성은 자신의 음악세계와 삶을 대중과 함께 호흡하기 위한 실험과 노력의 성과였다. 1970년대를 풍미했던 이들의 음악이 30년이 흐른 지금에도 새로운 세대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마띠아 바자르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된 것은 일렉트릭 팝과 헤비메탈 음악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1990년대다. 당시 이들은 전자악기가 쏟아내는 다채로운 사운드와 인공적인 리듬에 질려 있던 많은 사람들에게 70년대의 잔잔한 향수와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큰 호응을 얻었다.
마띠아 바자르는 1975년 데뷔 싱글 앨범 'Stasera Che Sera',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Cavallo bianco'로 세계 무대에 우뚝 서게 된다. 평론가들은 이 곡의 대중성에 대해 혹평을 하기도 했지만, 나는 이 곡이 너무도 좋았다. 아직까지도 평론가들을 이해할 수 없다.
마띠아 바자르 음반 중에서 데뷔 앨범 'Matia Bazar 1'이 국내에 가장 많이 알려져 있으며, 누구라도 한 번 들으면 쉽게 따라 부르고 좋아하게 되는 음악들로 채워져 있다. 특히 알도 스뗄리따(Antonella Rugiero)의 보컬은 심연과 같이 깊고 아름답다. 부드러울 때는 바람에 날리는 토끼털처럼 흔들리다가도 절정에 이를 때는 타오르는 태양처럼 강렬하고 뜨겁다.
Cavallo Bianco(까발로 비앙코, 백마)
고요함 속에서 사라지는 것은 오직 하늘뿐.
어느새 밝았던 하루가 지나고 그들도 갈길을 재촉한다.
실물과 백마가 우리를 이곳에서 데려갈 것이다.
새로운 길도 가르쳐주고 침묵 속에서 오로라에 대한 노래도 들려줄 것이다.
사방에 바다의 침묵만이 흐른다.
하지만 다시 깨어나면 에코와 같이 어디론가 사라진다.
자유로움을 만끽하는 백마가 하늘을 날고 있다.
어디로 가는가.
그곳에서 우리를 보고 웃을까?
하늘에 떠있는 구름 사이로 우리에게 별의 열기를 가져다 줄까.
나의 마음이 깨어나는 것 같다.
앞으로 다가올 소중한 일들.
나는 내 나이를 모른 채 떠날 것이다.
그러면 당신은 두손으로 날 위해 고요한 밤을 연주할 것이다.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는 자유의 노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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