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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라토바리우스(Stratovarius) - forever, 스피드메탈리스트

이동권 2022. 8. 6. 23:59

스트라토바리우스(Stratovarius)


스트라토바리우스는 한 마리 금붕어다.

푸른빛 도는 지느러미로 물속을 헤엄칠 때는 밝고 황홀한 자태를 풍기는 열대어 같긴 하다. 그러나 정작 그 등과 배 부분은 짙은 붉은색 빛을 발하는 금붕어다. 작은 몸으로 화려한 색채를 발산하는 고가의 열대어가 아니라 자신의 진면목을 감추면서 때론 흔하고, 때론 평온함으로 사람들에게 다가서는 신묘한 생명체이다.

국내의 클래식, 뉴에이지 마니아들은 멜로드라마 주제곡으로 'Forever'가 흘러나오면서 스트라토바리우스에 많은 호기심과 관심을 보였다. 심장을 파고드는 멜로디와 서정적이면서도 프로그래시브 한 음색에 반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곡이 수록된 앨범 'Episode' 전곡을 들어본 사람들은 스트라토바리우스가 스피트 헤비메탈의 계보를 잇는 뮤지션이라는 것을 알고는 당황하는 빛이 역력했다. 세계적인 명반으로 꼽히는 스트라토바리우스의 1996년 앨범 Episode가 1998년 국내에서 대박을 날리며 품절 사태를 빚었지만 여기저기서 성토하는 군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마치 금붕어를 열대어로 착각한 것이 아니냐는 불만이었고, 실체였으나 그것의 진실은 비실체적인 편면의 실체라는 해프닝이었다.

국내 팬들의 열정은 오직 Forever라는 노래를 편애한다. Forever를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Coming Home이라는 노래도 흥미 있을 듯싶다.

스트라토바리우스는 아름다운 오케스트레이션 선율에 긍정적인 삶의 주제를 담아 음악을 만들었다. 음악적 강렬함과 수려한 멜로디 라인을 덧붙여 특유의 여유와 낭만을 이 한 곡에 다 뿜어냈다. 건전하고 계몽적인 가삿말이 자칫 진부한 느낌을 줄 수 있으나, 그들은 이 곡에 따뜻한 정서를 구현했다. 

스트라토바리우스는 1988년 두 장의 싱글 앨범 'Future Shock'와 'Black Night'를 발표했고, 이듬해 첫 정규앨범 'Fright Night'를 발매했다. 초창기 국내에는 앨범이 발매되지 않았다. 그래서 소수의 메탈 마니아들 사이에서 선물로 전해지는 진귀한 앨범 명목 중 하나였다. 세계적인 명성과 판매고, 롱런을 짐작케 하는 음악성과 연주 실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들의 국내 상륙작전은 실패였고 공허한 메아리였다. 그랬던 그들이 드라마 한 편으로 우리들에게 지독한 여운을 남기는 아티스트가 됐고 한반도를 점령했다.

갑작스러운 국내에서의 히트, 또 그동안 그들을 무시했고 인지하지 못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들려진 그들의 신비로운 음색은 마니아들의 사이에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핼러윈과 윙이맘스틴의 뒤를 이어 멜로딕 스피드 메틀의 계보를 건실하게 따르는 그들의 사운드는 국내에선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적인 지지기반을 다져오며 팬층을 갖고 있었다.

스트라토바리우스는 1984년 드러머 투우모가 결성한 그룹이다. 뛰어난 작곡력과 연주력으로 새로운 음악형식을 시도하며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서정성 짙은 멜로딕 메탈을 구사하면서 탄탄한 음악적 기반과 팬층을 확보한 그들은 이후, 창단 멤버인 투우모와 안티가가 탈퇴하고 디오와 잉위 맘스틴에서 활동했던 옌스 요한슨과 러닝 와일드의 요르그 마케일이 합류하면서 새로운 라인업을 갖추고 진정한 아티스트의 길을 걷게 된다. 그리고 세계적인 명반으로 일컬어지는 1996년 Episode 앨범을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