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노래는 고풍스러운 성당처럼 묵직하다. 변화무쌍하게 움직이는 구름처럼 신비롭기도 하다. 자유롭지만 정연한 질서가 숨 쉬며 견딜 수 없을 만큼 벅찬 열정과 환희, 강렬한 빛과 향기가 녹아들어 있다. 특히 찬바람이 휙휙 불고 비가 내리는 날 'Rain And Tears'를 들으면 시간과 공간이 완전히 소멸한 낯선 행성에서의 처연한 멍 때림과 고독을 선사받게 된다.
건반악기의 명인 반젤리스(Vangelis). 비잔틴 창법의 대가 데미스 루소스(Demis Roussos). 드럼의 음유시인 루카스 시데라(Lucas Sideras)가 모여 그룹을 결성했다. 그룹 이름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과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다. 그러나 데미스 루소스와 반젤리스의 음악적 대립이 악화되자 이들은 3장의 앨범을 남긴 후 1972년 팬들의 곁에서 사라졌다. 상업성을 강조하는 데미스 루소스와 음악성을 강조했던 반젤리스의 갈등이 팀 해체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따.
이들은 두 번째 싱글 'Rain and Tears'로 세계적인 그룹이 됐다. 또 이 앨범에 수록된 'Spring, Summer, Winter and Fall', 'End of the world', 'I Want to Live', 'Marie Jolie' 등을 연속해서 히트시키며 전 세계를 열광시켰다. 아프로디테스 차일드의 앨범 중에서 반젤리스가 새로운 게스트를 영입해 자신의 음악적 천재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세 번째 앨범 '666 - The Apocalypes of John, 13/18'은 세계적인 명반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팀이 해체된 뒤 반젤리스와 데미스 루소스는 각자 위대한 작곡가와 뛰어난 보컬리스트로 명성을 날렸다.
건반악기의 명인 반젤리스 (Vangelis)
마성의 음악성을 소유한 건반악기의 명인 반젤리스. 그의 음악은 은빛 물결을 반사하는 바다처럼 거침이 없고 장중하며, 화려한 비단 휘장의 은은함처럼 신비롭고 아름답다. 때론 새롭고, 때론 부드럽고, 때론 고통스럽고, 때론 요란한 음색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희롱하고 유혹한다. 나는 그의 음악을 듣고 반하지 않은 적이 없었던 것 같다.
세계적인 건반악기의 명인들은 많다. 건반악기의 화가라고 불리는 '에드가 프로이제', 불꽃같은 갈망을 닮았다는 '릭 웨이크먼', 신디 사이저의 마술사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야니' 등등 많은 예술가들이 있다. 그러나 유독 반젤리스가 나에게 신묘한 매력을 주는 것은 내 심장이 뛰고 있음을 깨우쳐 주는 심오한 리듬에 있다. 그는 아름다운 리듬에 충실한다.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적 모티브를 창출하기 위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으며, 특히 상업성에 휘둘리지 않고 순수하게 음악만을 파는 정열의 아티스트다.
반젤리스는 6살 때부터 천재 피아니스트로 주목을 받으면서 피아노 이론과 연주법, 작곡법을 공부했다. 모국 그리스의 정치적 상황이 악화하자 프랑스로 이주해 공부를 이어갔다. 그는 음악 대학의 평범한 틀에서 벗어나 실험적인 음색과 작곡에 대해 몰두했다. 그리고 1972년 아프로디테스 차일드 해체 후 솔로로 독립한 뒤 그룹 '예스'의 보컬 존 앤더슨과 함께 대중음악가의 길을 걸어가면서 영화음악에도 전념해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비잔틴 창법의 대가, 데미스 루소스 (Demis Roussos)
큰 체구가 만들어 내는 감성적인 목소리는 가냘프다 못해 연민의 감정마저 부른다. 찬란한 봄과 같이 상냥하고 감미로우며 매력적이다. 그는 허스키한 목소리와 고운 바이브레이션으로 전 세계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어떤 평론가는 그의 목소리를 황금의 목소리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데미스 루소스는 처음부터 상업적인 대중음악의 길을 고집했고, 유럽 대중음악계에 한 획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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