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을 떠올리면 제자리에 서서 왈왈 짖는 강아지나 자동차로 변신하는 로봇, 요란한 소리를 내는 플라스틱 실로폰이나 고무줄로 날아가는 비행기 같은 게 생각난다. 모두 공장에서 생산한 장난감이다. 블록, 소꿉놀이 같은 놀이용품도 어렸을 때 무척 좋아했던 장난감이었다.
갤러리담에서 본 장난감은 달랐다. 손에 쥐고 놀기보다 보고 즐기며 마음속에 간직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어른들의 장난감이었다. 도자기처럼 깨질 위험도 있고, 괴기스러운 캐릭터도 있고, 벽에 거는 액자 형식도 있어서 아이들 앞에 놓으면 울어버릴지 모른다.
담갤러리 윈도에는 이수종 작가의 작품이 전시됐다. 도자기로 만든 중세 시대 검투사 인형이다. 이 인형들은 판타지 영화 속에 등장하는 검투사와 해골악당을 떠올리게 한다.
황기훈 작가는 여러 가지 모양의 나무토막에 색을 칠하고 그림을 그린 블록 작품을 선보였다. 작품은 손으로 만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소탈하고 심플한 점이 특징이다.
김태헌 작가는 회화 작업에 오브제를 입체적으로 구성했다. 감성적인 면도 돋보이지만 색상과 아이디어가 참신한 작품이다.
이강욱 작가의 작품은 회화 작업 속 동물들을 3차원으로 만든 나무 장난감이다. 앙증맞고, 아기자기하며, 여러 세대의 사람들이 모두 좋아할 만큼 대중적이다.
이태호 작가의 작품은 청화백자 인형이다. 하얀색 고령태로 인형을 만들고 거기에 청료로 무늬를 그려 넣어 구운 듯하다. 손에는 금속성 안료를 칠한 듯해 살짝 반짝인다. 도자기 작품이 대부분 그렇지만 매우 예스럽다.
다케시 마쯔야 작가의 작품은 한 편의 동화책을 보는 듯했다. 형태나 색상, 구성이 감각적이고, 이야깃거리가 많다. 머리 부분을 손으로 들면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얼굴이 나타나는 작품도 있다. 이 작품은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현대인의 비애를 형상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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