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고 1학년 학생 6명이 찾아 왔습니다.
아이들이 참 똑똑하고 여유가 있었습니다.
노동의 소중함과 가치를 잘 알고 있어서 별다른 얘기가 필요 없었지요.
서로 웃고 격려하며 얘기를 마쳤답니다.
추신) 대안학교 학생들도 찾아와 얘기를 나눴는데, 사진 자료가 없네요. 조금 서운해도 참아주세요!!!
[서평] 밥줄이야기를 읽고, 보여 지는 것과 다른 것
김 다미 (광동 고등학교 1학년 9반)
나는 고등학생이 된 후로 직업의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다른 아이들은 자신의 적성의 맞는 직업을 찾아서 그 직업을 가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나에게 맞는 직업을 찾기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직업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니라 남에게 보이는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남이 인정해 주는 직업을 선택하려고 하면 내 적성에 맞지 않기 때문에 항상 고민만 해왔다. 그래서 나는 아직까지 직업을 선택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직업에 대해 다시 생각 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라도 좋지 않게 보는 직업이라도 겉에 보이는 것과 안으로 보이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었다.
다 같은 사람
“도축하는 일이 거칠다 보니까 일하면서 술을 많이 마셔요. 소주잔에 마시는 일은 없어요. 맥주잔에 마시죠. 또 칼을 만지다 보니까 베이는 경우도 있고, 하루 종일 물질을 하다 보니 장갑이 항상 젖어 있어서 손이 험해요. 고된 노동이 필요하죠. 그런데도 우리들을 백정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도축업체 김 씨의 얘기다. 남들처럼 돈 벌어서 애들 학교도 보내고, 아프면 병원도 가는데, 도대체 왜들 하대하느냐고 하소연한다. 그는 또 ‘도부들의 노동이 없으면 삼겹살, 소갈비가 식탁에 오를 수 있겠느냐’ 며 “소 한 마리를 잡아 먹고사는 직업이 100가지가 넘는다. “고 목소리를 높였다.
<밥줄이야기 p.25>
사람들은 도부라는 직업을 하대한다.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는 일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정 있는 사람이라면 생명을 죽이는 일이 쉽지 않다. 그래서 도부들도 일을 하면서 술을 마신다고 했을 것이다. 맨 정신으로는 할 수 없을 만큼 힘이 든다는 뜻이다. 결국 도부들도 우리와 다를 것이 없이 살아있는 생명을 죽이기 힘들어 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만큼 힘들게 일을 한다. 김 씨는 남들과 똑같이 돈 버는 직업인데 왜 하대를 하느냐고 말했다. 하는 일만 다를 뿐이지 같은 직업이다. 도부들이 없다면 우리들은 엄청난 불편함을 겪는다. 도부가 없다면 평상시에 쉽게 사먹는 고기도 자신이 직접 잡아야 먹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신이 먹고살기 위해 소나 돼지를 잡을 때 자기 자신을 나쁜 놈 이라며 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연히 자신이 먹고 살려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면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하면 나쁘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것은 이기적인 마음이다. 내가 하기 어려운 일을 도부가 대신 해 준다면 감사해야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고마우신 분을 손가락질한다. 자신의 입장과 조금만 바꿔 본다면 금방 바뀔 수 있는 생각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을 바꿔보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 편견이 강하게 박혀있기 때문이다. 나도 도부에 대한 편견이 박혀 있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번에 느낀 것이 많고 고칠 점도 많다는 것을 알았다. 도부들이 하는 일도 힘이 들지만 사람들이 도부란 자신을 천하게 보면서 욕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더 힘이 들것이다. 남을 위해 소나 돼지를 죽여서 여러 곳으로 고기를 보낸다. 자신이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남을 위해 일을 하는 직업이기도 한데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남들보다 몇 배 힘든 일을 하다보면 인생의 회의감이 들것이다.
나도 남들과 다를 것이 없다
지난여름에 가족들과 놀러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빨간색 건물로 된 도축장을 보았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본 도축장의 모습은 지금까지의 내 생각과는 달랐다. 내 생각의 도축장은 항상 소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건물의 주변에는 피가 떨어져있고 덩치가 크고 무섭게 생긴 사람들이 돌아다닐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본 도축장은 너무 조용했다. 그 때의 시간이 4시쯤 되었으니 모든 일이 끝났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용한 도축장의 모습이라도 무서웠고 도축장을 자세히 보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도축장 건물을 보기만 해도 소들이 줄지어 도축장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상상되려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상시엔 고기를 맛있게 먹으면서 도축장의 건물을 무섭다고 생각하는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소나 돼지를 죽이는 도부들을 무섭다 생각하면서 도부들이 죽이는 고기는 맛있게 먹었다. 나는 무섭다고 생각할 자격도 없었다. 고기를 전혀 먹지 않는 사람들은 도부보다 내가 더 무섭다고 할 것이다. 이런 내가 도부들은 감정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동물을 죽이면서도 눈 하나 깜박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남들이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고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보면 마음이 좋지 않다. 하지만 나도 남들과 다를 것이 없다.
나는 거리에서 물건이나 음식을 파는 트럭이 있고 반대편에 가게가 있다면 나는 가게를 선택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도 가게를 선택할 것이다. 가격으로 보자면 트럭이 더 싸겠지만 트럭은 물건이 안 좋다는 편견이 있다. 같은 물건을 트럭에서 사면 더 안 좋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같을 물건을 더 비싼 가격으로 가게 안에 들어가서 산다면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 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분을 좋아하기도 한다. 그리고 트럭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자신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트럭 주인을 막 대하기도 한다. 트럭 주인들도 사람이기 때문에 기분이 나쁠 것이다. 그러다보면 다른 손님을 대할 때도 따뜻하기보단 차가운 목소리로 대할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유는 다 있다. 하지만 그 이유를 모르고 나에게 차갑게 대하는 주인들이 나쁘다고 생각해왔다. 사람이 이유가 없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막상 상황이 직접 다가오니 느낄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편견을 가지고 그들을 바라본다면 그들도 우리를 좋게 바라 볼 수 없다.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의 마음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길 것 이다.
마음을 열지 못해
무뚝뚝한 표정으로 비닐봉지에 뻥튀기를 주워 담는 주인에게 말을 붙였다. 그러나 그는 경계하는 표정으로 ‘저리 가라’ 고 말했다.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인터뷰를 거절했다.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트럭 주인은 아무런 표정이 없다. 거뭇거뭇 수염을 기르고, 유독 눈 아래 주름이 깊게 패어 있다. 방한모를 쓰고 빨갛게 상기된 얼굴로 짖어지는 밤바람을 이겨내면서 진한입김을 토해낼 뿐. 무슨 사연이 있는지, 세상과는 의절한 듯하다. 아마도 힘겨운 일상이 준 혹독한 생존본능일지 모른다.
“참 신기하네요. 이렇게 만들어지는 건 처음 봐요. 언제부터 하셨어요?”
“5년 됐어”
그가 말문을 열었다. 좀 전의 빳빳하게 얼어붙어 있던 사람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정한 목소리였다.
<밥줄이야기 p.118>
이 글을 보면서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50대 중반의 나이의 남성이 겨울밤에 고생하는 장면이 생생히 그려졌기 때문이다. 살기 위해 고생하시는 분을 사람들이 어떻게 대했을까. 아마 트럭에서 뻥튀기를 판다고 하대하였을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말을 붙였을 때 경계를 하진 않았을 것이다. 추운 겨울날 사람들을 경계하면서 하루 종일 트럭에 앉아있다 보면 혼자라는 생각에 외로운 기분이 들것이다. 사람들이 조금만 더 가까이 가면 다정하게 말할 수도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다정한 사람이 없다 보니 자신도 마음이 조금씩 닫혀간다. 지금도 사람들에게 상처 받으며 조금씩 마음이 닫혀 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이 많아진다면 나중에 우리 사회는 너무 상막해질 것이다. 마음이 닫힌 사람들이 사는 사회를 생각하니 슬퍼진다. 왜냐하면 딱딱하고 서로를 경계하면서 사는 것은 정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은 정이 많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있던 말이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이 많다는 것을 느껴본 적이 별로 없다. 사회가 급하게 발전하면서 사람들이 사람들 사이의 정보다는 돈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다. 돈을 중요시 생각 하다 보니 좋은 직업을 가지기 위해 학생 때부터 서로 경쟁을 한다. 누구위에 내가 있어야 더 잘된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유치원 때부터 몇 개의 학원을 다니는 것이 기본이다. 아이들이 이렇게 생활하다 보면 마음의 여유가 사라진다. 나중에 아이들이 커서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라고 하면 당연히 공부하고 답하는 사회가 되었다. 가끔 엄마 아빠께서 옛날에 맘껏 뛰어놀던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들의 추억이 너무 없다고 이야기하시거나 옛날에는 마을의 이웃끼리 가족처럼 지냈다고 말하시는 것을 들으면 그 시절에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모두 로봇
사람들은 직업에 따라 대우가 달라진다. 사람들이 부를 때 좋은 직업 예를 들면 ‘사’자가 들어간 직업이나 스타 등의 직업은 인품을 생각하지 않고 우대한다. 그러나 사람들이 부를 때 나쁜 직업 예를 들면 도부, 누드모델, 때밀이 등의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인품을 생각하지 않고 하대한다. 사람들이 직업을 나눌 때 보는 기준은 돈이다. 사람들이 하대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돈이 많다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하대하지 못 한다. 하지만 좋은 직업을 가져도 돈이 없다면 사람들은 그 사람을 좋지 않게 본다. 이런 것을 보면 사람들이 돈을 따라 움직이는 것 같아서 허무한 생각도 든다. 사회가 이렇다 보니 사람들이 다른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돈을 생각한다. 내가 중학교 때 여대생들이 설문조사에서 평범한 가방 100개를 사는 것보다 명품 가방 1개를 사는 것이 낫다고 하는 것을 들었다. 그 당시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현재는 왜 그렇게 대답했는지는 알지만 완전히 이해 할 수는 없다. 여대생들은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명품 가방을 선택했다. 명품 가방으로 내가 돈이 있다는 것을 알린다. 설문조사에서 평범한 가방 100개를 산다고 말한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도 결국 남의 시선 때문에 무리해서라도 명품 가방을 사게 될 것이다. 나도 중학교 때 친구들에게 나 같으면 평범한 가방 100개를 산다고 답했을 때 친구들은 나와 반대로 답했다. 나는 점점 모든 아이들이 그렇게 움직이니 나도 그렇게 움직여야 할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은 명품 가방 이 한 개는 있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로봇 같다. 정말 마음에 들지 않지만 나도 특별한 것 없이 모두와 똑같은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밥줄이야기’ 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 대단하다. 로봇 같은 사람들 사이에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들이 하지 않겠다는 일을 열심히 하며 살고 있다. 그들도 로봇 같은 사람 이였다면 벌써 자신의 일을 그만두고 무능력하게 살았을 것이다. 로봇같이 평범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정말 사람다운 사람이 묻히는 것이다.
내 장래희망은
밥줄이야기를 읽으면서 몰랐던 직업을 알게 된 것도 있고 직업을 더 깊숙이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나는 직업의 대한 편견이 많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니 그들도 같은 사람이고 할 일이 없어서 그런 직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이 그 직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일을 한다고 생각이 바뀌었다. 그리고 힘든 직업을 하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우리들이 더 편하게 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 직업에 대해서도 생각해 봤다. 남들에게 보여 지는 직업이 아니라 내가 진짜로 원하는 직업을 찾아 볼 것이다. 어떠한 직업이라도 내가 원하는 직업을 찾아서 자부심을 느낀다면 직업을 잘 선택한 것 일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손가락질은 한다고 해서 모두 나쁜 직업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자신이 손가락질하고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 덕분에 편하게 살아가고 있고 그들도 우리랑 조금도 다르다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직업에 편견을 많이 가지고 계신 분들에게 이 ‘밥줄이야기’를 읽어 보시라고 추천해 드릴 것이다. 누구나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다. 서로에 대한 나쁜 시선이 사라진다면 세상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정이 생길 것이다. 나도 정이 넘치는 사회에서 살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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