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생활과 건강

식물도감에 들국화라는 꽃은 없다

이동권 2022. 9. 25. 17:41

위)구절초, 아래) 한국 야생화

가을이 되면 산과 들을 붉게 물들이는 단풍 못지않게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가을 야생화도 아름답다. 단풍을 향한 시선을 조금만 아래로 낮춰 보면 후미진 산모롱이에 핀 노랗고 하얀 가을꽃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가을꽃의 대부분은 들국화(야생국화)다. 구절초, 쑥부쟁이, 감국, 산국, 개미취, 곰취, 금불초 등 무려 열일곱 종 모두 들국화라고 부른다. 이 꽃들은 피는 시기와 모양이 비슷해 겉으로 구분하기 힘들기 때문에 편의상 하나로 묶어 들국화로 부른다. 그래서 식물도감에는 들국화라는 꽃이 없다.

들국화 중에서 청초하고 소박한 미를 발산하는 꽃은 '구절초'다. 구절초는 낮은 곳에 무리지어 피며, 곧게 솟은 줄기나 가지 끝에 꽃을 한 송이씩 피운다.

구절초라는 이름은 음력 9월 9일 채집해야 약효가 가장 좋다고 해서 붙여졌다. 옛 선인들은 이 꽃을 말려두었다가 시집간 딸이 해산하러 왔을 때 먹였다고 해서 '선모초'라고 불렀다.

구절초 꽃을 말려 술에 넣고 약 1개월이 지나면 은은한 국화향이 느껴지는 강장제와 식욕촉진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