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관 리석호 화가는 남과 북이 모두 인정하는 조선화와 몰골화의 대가다. 그는 채색화 몰골법의 거장으로 평가받지만 일제 강점기와 분단이라는 시대적 아픔을 넘어 월북을 택한 뒤 분단이라는 그늘에 가려 남쪽에서는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
몰골화는 동양화에서 윤곽선을 그리지 않고 먹이나 물감을 찍어서 한 붓에 그리는 기법이다. 그는 북에서 몰골법을 중심으로 한 수묵담채화로 북한 미술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1952년 조선미술가 동맹 상무위원을 거쳐 1958년까지 현역 미술가로 활동했으며, 1959년부터 1963년까지 평양미술대학 조선화과 교원 및 조선미술가동맹 조선화분과 위원장을 역임했다. 그의 대표작 30여 점은 국보로 지정돼 평양의 조선미술박물관 등에 소장돼 있다.
리석호 화가의 작품은 강한 필력에서 넘쳐나는 시적 정서와 대상을 예리하게 잡아내는 섬세함이 특징이다. 한 획, 한 점의 필치에서 무의미한 것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간결하고 아름다우며 깊이가 깊다. 특히 수묵담채보다는 고구려 벽화에서 전통의 뿌리를 찾는 북한 미술의 영향으로 짙고 생생한 여운을 오래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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