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 되니 참 생각도 많다. 보잘것없는 재능으로 그림을 그리고, 머릿속 상상력에 휩쓸려 글을 쓰고, 알 수 없는 불안과 기대감으로 사람들을 만나왔다.
요즘은 나이가 점점 들어가면서 챙길 일들이 너무 많고, 짊어질 일들도 산더미 같아 머릿속에 상념이 끊이질 않는다. 누구나 겪는 과정이겠지만 올 명절에는 유난스럽게 돋보이는 창백한 얼굴들이 거울 속에 많다.
남루한 의자에 앉아 가슴을 쓸어내린다. 누렇게 바랜 동양화에 공허한 시선을 던지며, 이유도 모를 슬픔에 빠진다. 그리고 그것은 다시 산산이 부서진 메아리로 되돌아와 흩어지고 전율한다. 쓸쓸한 명절을 보내야 하는 사람들, 아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때문일지도 모른다.
만약 우리가 누군가의 몸에서 잉태되는 것이 아니라 태반을 가진 한 그루 나무에서 열매로 태어난다면, 자연이 우리의 어미가 되고 모두가 하나의 형제가 된다면, 이렇게 인간의 본질을 완전히 바꿔 버린다면, 우리의 삶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적어도 지금처럼 전쟁과 기아에 허덕이지는 않았을 테다.
여러분. 밤하늘엔 변함없이 별이 떠있는데, 우리는 좋든 싫든 함께 저 별을 쫓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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