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체임벌린(John Chamberlain)은 금속으로 된 자동차 부품과 철강을 절단하고, 휘고, 구부리고, 용접한다. 거기에 붓, 스프레이, 스텐실 등으로 금속 표면에 찬연한 컬러를 입혀 역동적인 작품을 만든다. 1960년대 잠시 플라스틱이나 우레탄, 알루미늄 호일 등의 재료를 이용해 독창적인 정크아트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1970년대부터 다시 초창기 재료인 금속에 몰두해 유려한 작품을 발표했다.
체임벌린의 작품은 추상 표현주의와 팝 아트를 결합한 조각물이다. 금속 고유의 속성을 이용해 특유의 볼륨감을 연출하는 콜라주 작품이다. (콜라주는 여러 개의 조각을 붙여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미술 기법이다. 조각은 종이, 타일, 헝겊, 금속 등 무엇이든 가능하다.) 금속에 대한 그의 애착은 1940년대 미 해군으로 복무할 때 항공모함에서 보낸 경험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그는 2011년 12월 21일 사망했다.
국제갤러리에서 그의 작품을 직접 본 적이 있다. 작품은 사진으로 보는 이미지보다 훨씬 아름답고 섬세했다. 나는 구태의연한 예술 작업이 싫어했다. 그런 작가들을 좋아하지 않았다. 자신의 노력이나 감성보다 학연과 지연으로 얼룩진 작품값과 예술세계는 더욱 싫었다. 온갖 현실적인 욕망들을 폭발시키는 예술계를 경멸했다. 그런 면에서 존 체임벌린은 딱 봐도, 뭔가 다르긴 다른 작가였다. 그의 작품은 가장 밑바닥에서부터 끌어올린 아이디어를 현실로 재현한 노동과 기술의 집합, 열정의 집합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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