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라 클레멘트는 그녀만의 독창적인 화풍으로 인간의 삶을 담아내는 예술가다.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현대미술의 품격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녀의 패인팅 작품은 선보다 색채를 강조한다. 미묘한 차이가 돋보이는 음영(빛깔의 엷고 짙음)으로 이미지를 형상화한다. 또 인지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물의 추상을 유추해내고 그것을 화폭에 옮긴다. 기존의 추상 기법과는 많이 다른 표현법이다.
패인팅 작업은 우선 물감을 덧칠해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표면을 만든다. 그리고 강렬하고 힘찬 페인팅과 반투명의 은은한 코팅으로 마무리된다. 그림은 정형화되거나 기하학적인 것을 거부하고 추상과 구상에 대한 의미를 동시에 부여한다.
베라 클레멘트의 구성 작품은 작품 재료로 전형적이고 영구적인 사물, 즉 널리 알려진 물체(물통, 나무, 종, 보트 등등)를 이용한다. 이것들을 자르고 붙여 계층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하고, 사진을 찍어 하나의 화면에 그림과 사진을 함께 진열한다. 이런 표현 방식은 이미지 속에 또 다른 응시자의 공간을 마련한다. 작품을 보는 사람의 시선이 작품 안에서도 재생되고 있으며, 작품을 보는 자신도 누군가의 시선 속에 있음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다.
베라 클레멘트는 소유와 상실, 속과 겉, 인간과 자본 등 상반되거 중첩된 의미를 동시에 불러낸다. 독립돼 있지만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 이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인간사의 아픔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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