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강경대 평전

055. 8부 - 故 강경대 열사여

이동권 2021. 11. 22. 14:04

1981년부터 1987년까지 소위 진정한 의미의 ‘386세대’는 1980년 5월 광주에 대한 부채의식을 6월 항쟁을 통해 깨끗이 청산하고 출세의 길로 나선 사람이 많았다. 또한 부채의식이 없었던 92학번 이후, 진정한 의미의 ‘X세대 학생운동권’은 대중소비문화에 재빨리 흡수됐다. 반면 강경대 사건을 겪은 88학번부터 91학번까지 학생들은 5월 투쟁과 분신정국의 소용돌이에 깊게 빠졌다. 수많은 열사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해 몸과 마음이 편치 않았다. 

 

선미와 경대 어머니

 

5월 투쟁은 노태우 정권에 내재된 문제들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공안 통치로 일관했던 노 정권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강경대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강경대의 억울한 죽음을 통해 마음속에 쌓여 있는 불만과 분노를 표출했고, 5월 투쟁은 국민의 공감 속에서 정권퇴진 투쟁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또 내각제 개헌 음모를 저지해 장기집권 구도에 타격을 입힌 것은 성과로 평가할만한 부분이다.


5월 투쟁에서는 사회운동세력의 조직적인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치권의 부패와 타락에 대한 불만이 언제든지 폭발할 수 있으며, 대중투쟁으로 전환돼 완강한 전선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