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밥줄이야기

020. 감단직 노동자 - 우리는 하인, 머슴이 아니에요

이동권 2021. 4. 7. 15:36

건물의 시설을 관리하는 사람들

 

건전한 정신과 태도가 실존하는 증거는
언제나 마음이 불안하고 양심의 가책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편하게 쉬고, 일하며, 삶을 찬미할 수 있는 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고가 있어서다.



가까운 지인은 아파트 경비원이다. 언제나 모자를 벗고, 고개를 숙이며, ‘안녕하세요?’라고 입주민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넉살 좋은 할아버지다. 이제는 나이가 들어 조금은 변했나 싶었지만 웬일인지 더욱 인사성이 밝아졌다. 아파트 주민들의 목소리가 드세진 까닭이다.


2007년 무렵이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시행돼, 경비원들에게 법정 최저임금액의 70%를 지급할 때부터다. 이전에는 임금이 50여 만 원에 불과했다. 아파트 주민들은 3분의 1가량의 경비원을 해고하면서 임금인상분을 해결해버렸다. 주민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제라도 갈리는 게 아파트 경비라지만 남아있는 사람도, 해고당한 사람도 모두 힘들게 하는 야박한 처사였다.


어르신도 월급이 올랐지만 전혀 기쁘지 않았다.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심적 부담감이 컸다. 게다가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떠나면서 노동 강도가 더욱 심해져 만성 디스크까지 도졌다.


이제는 ‘경비’이외의 업무까지 군소리 없이 도맡아야 한다. 하다못해 아파트 단지 인근을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도 줍고, 주민들이 내놓은 재활용쓰레기도 정리한다. 그래도 주민들은 마땅치 않은 표정이다. 나이 드신 어르신들에게 이것, 저것 시키는 말투도 너무 태연스럽다. ‘자본’의 무서운 잔인성일까. 사람들의 얼굴에는 가슴을 읽을 수 없는 시커먼 가면이 씌어 있다. 2008년에는 경비원 임금이 최저임금액의 80%로 올랐다. 올라봤자 고작 70여 만 원, 그래서 또 누군가는 해직됐을 것이다. 2014년 아파트 경비 최저임금은 시급 5,210원이며, 격일근무 경비원은 최저 임금의 90%가 적용된다.


후줄근한 직복을 입고 아파트 단지를 돌아다니는 어르신이 애처롭다. 가끔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표정으로 경비실에 멍하니 앉아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이제는 그만하실 때도 됐지만 자식들에게 손 벌리며 살기가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이 글은 아파트, 빌딩, 호텔 등의 건물에서 일하는 시설관리직 노동자에 대한 이야기다. 아파트 경비원의 이야기는 방송과 뉴스에서 워낙 많이 보도돼, 나는 주상복합건물에서 일하는 전기·냉난방 기술자들을 만났다.

 

감단직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지하 2층 사무실

막무가내 입주민들


날씨가 몹시 나쁜 날, 전화벨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전기기술자 윤정수 주임이 급한 마음에 수화기를 들었다. “0000호예요. 얼른 와주세요.” 입주민이 다짜고짜 올라오라고 했다. 배선에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아니면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한 것인지 몰라 재빠르게 엘리베이터를 세웠다.


윤 주임이 인터폰 벨을 누르자마자 입주민이 성급하게 문을 열어젖히고 나오면서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불이 안 들어오네요. 전등 좀 갈아주세요.”


윤 주임은 힘이 쭉 빠졌다. 하지만 혹시라도 짜증을 더 낼까 싶어 등갓을 벗기고 새것으로 갈아줬다. 그때에야 입주민은 ‘고맙다’는 인사말을 건넸다. 하지만 건성이었다. 전등의 수명이 다한 게 윤 주임 때문도, 누구에게 탓할 문제도 아니었지만 입주민의 태도는 너무도 무성의했다.


하루에도 이런 일을 몇 차례씩 겪는 윤 주임은 요즘 ‘내가 뭘 하고 있나’라는 생각에 자주 빠진다. 실망을 한다거나 비통한 기분에 젖는 것이 아니다. 왜 이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에 대한 ‘자괴감’이다. 마음을 바꿔보려고도 했고, 냉정하게 따져도 보았지만 아닌 건 아니었다.


전화가 또 걸려왔다. 윤 주임은 아픈 마음을 내색하지 않고 친절하게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들려오는 대답은 ‘얼른 올라와’다. 막무가내다. 지금까지의 말투로 봐서는 ‘진상’ 입주민이 분명했다. 윤 주임은 두 손을 조용히 무릎에 포개고 심호흡을 했다. 언짢은 기분을 수습하기 위해서다. 입주민들의 관리비로 월급을 받는 게 죄일까. 윤 주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순간 오만 가지 상상에 빠진다. 하지만 여전히 가슴속을 후벼 파는 건, 생존을 위해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을 선택한 미운 자신이었다.


“시설관리는 공용 부분을 책임지는 일이에요. 세대에서 발생한 문제는 입주민이 직접 해결해야 하죠. 그래서 시설 내부가 파손되면 자기 돈을 들여서 고장 난 것을 고쳐야 한다고 설명을 드려요. 그래도 말이 안 통해요. 무조건 호출이에요. 안 된다고 하면 해달라고 화를 내요. 그래서 대화가 되지 않은 입주민이다 싶으면 어느 정도 들어줘요. 이후에 생기게 될 말썽이 지겹거든요.”


이러한 모멸감은 회사와 직원, 소장과 직원 관계에서도 간간이 벌어진다. 채용 면접을 보면서부터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성의 없는 말투, 형식적인 면접, 구직자를 무시하는 관리자의 태도 때문에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이중으로 가슴앓이를 한다.


“5년 동안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면서 면접을 많이 봤는데 반말로 면접 보는 사람, 세워놓고 딴 일 하는 사람, 근무나 급여 조건은 얘기하지 않으면서 결정하라고 하는 사람 등 여러 관리자들을 만났어요. 아무리 이직률이 높고, 가방끈이 짧은 사람들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죠. 채용이 돼 일을 하면서도 욕하고, 무시하고, 노예를 부리듯이 고압적으로 대하는 분들도 많아요. 이런 분위기가 입주민들이 직원들을 무시하고 깔보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해요. 지금 일하는 곳은 소장님도 친절하고, 분위기도 좋아요. 쉬는 날 없이 매일 돌아가는 교대근무도 힘들고, 입주민들이 괴롭혀도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좋으면 그나마 참을만해요.”

우리가 머슴이냐?


전기 기술자 김영호 주임은 몹시 흥분해 있었다. 인터뷰를 하는 동안 머릿속은 정신없이 움직이는 것 같았고, 참한 외모와 대조적으로 눈빛은 격해 있었다. 15년 동안 입주민들에게 시달렸던 경험이 주마등처럼 스친 까닭이다. 그는 가정을 책임질 형편이 못 돼 아직까지 결혼조차 미룬 상태다. 한편으로는 ‘이제는 더 이상 말해서 뭘 하냐’는 듯 말꼬리마다 탄식이 묻어났다. 변하지 않을 것에 대한 ‘피로감’이었다. 그의 얼굴을 보면 언제라도 이 바닥을 떠날 준비가 돼 있는 사람 같았다.


“입주민들은 우리 같은 사람들을 ‘하인’, ‘머슴’처럼 취급해요. 대부분 그래요. ‘내가 관리비를 내서 너희들에게 월급을 주고 있다’고 생각해서죠. 그래서 우리가 할 일이 아니지만 콘센트도 고쳐주고, 전등도 갈아주고, 별일을 다 해요. 인격적인 대우요? 그런 건 없어요.”


입주민의 요구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심지어 자기 집 앞 복도에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사람들도 있다.


“전기세를 아끼기 위해서 복도 전등은 격등제어를 해요. 자기 집 앞에 전등이 주간에 켜 있으면, 야간에는 꺼지게 되죠. 그런 사실을 설명해드리는데도 화를 내요. 왜 자기 집 앞에는 불이 들어오지 않느냐고요. 세대 이기주의예요.”


곁에서 김 주임의 얘기를 듣던 오원섭 소장이 그의 마음을 풀어주려는 듯 한마디 거든다.


“김 주임이 얘기하는 그런 사람들이 입주민 대부분은 아니에요. 그런 사람들을 우리가 상대하기 때문에 대부분 그런 것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하지만 이 생활을 하면서 ‘모두들 도덕 재무장 교육을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냉난방 기술자 박승복 기사는 ‘춥다’고 항의하는 입주민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입주민들의 민원을 친절하게 응대해도 돌아오는 것은 강한 불평뿐. 박 기사는 별다른 내색 없이 찬찬하게 심정을 털어놓았지만 간간이 내쉬는 한숨만은 감춰지지 않았다.


“다른 집은 따뜻한데 왜 우리 집만 춥냐고 항의해요. 점검을 해보면 이상한 게 없어요. 이럴 땐 참 난감해요. 이 건물은 전체 난방이라서 똑같이 난방이 들어가고 있거든요. 하지만 사람마다 체감온도는 모두 달라요. 같은 온도에서도 누구는 춥고, 더울 수 있지요. 그런 점을 대다수 입주민들이 이해를 못해요. 자기 집만 춥다고 강하게 말해요. 말로는 설득이 어려워요. 일일이 자료를 보여주며 설명해 줄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이해를 못하는 입주민들은 관리비를 내지 않겠다고 화를 내요.”


이 정도까지 일이 커지면 오 소장이 직접 나서서 입주민들을 설득한다.


“최대한 이해를 시키려고 노력해요. 관리비를 내지 않으면 법적으로 가압류 처리하면 되지만 그렇게까지 하지 않고 해결하도록 노력하죠. 대부분 해결되는데 그래도 안 되는 경우가 있어요. 참.”

 

지하 3층 설비실

입주자 입맛에 맞지 않으면 해고


시설관리 기술자들은 건물에 이상이 발생하면 그때그때 조치를 취하고, 입주 세대들의 민원을 해결한다. 이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을 감시적, 단속적 노동자라고 부르는데, 보통 경비원 같은 사람을 감시적 노동자, 전기·냉난방 기술자들을 단속적 노동자로 부르며, 이들을 통틀어 ‘감단직’ 노동자라고 한다.


회사는 전기·냉난방 기술자를 채용하면 즉시 노동부에 신고하게 돼 있다. 하지만 이직률이 높고, 신고마저 들쑥날쑥해 현재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는다. 


감단직은 근로기준법에 적용되지 않는 비정규직으로 그 어떤 현장보다 근무조건이 열악하다. 근무시간도 회사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고, 연장·휴일 근로수당도 지급되지 않는 곳이 많다. 다른 노동자와 달리 노동 강도가 세지 않고 업무가 지속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인터뷰를 하는 동안 이들 사이에서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 ‘업무 특성상 가능하지 않다.’ 등 열띤 토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부당해고’ 문제에 대해서는 모두 한마음이었다.


허규행 과장도 해고 얘기가 나오자 가슴이 답답한 듯 보였다. 허 과장이 일하는 건물은 하루 12시간 주·야·비 3교대 근무. 소장 다음으로 시설관리 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그는 아침 8시에 출근해 전날 발생한 상황을 보고받고 하루 업무 스케줄을 결재한 뒤 건물을 순찰한다. 시설관리직의 근무 여건은 건물마다 천차만별. 24시간 당직, 격일제, 2교대, 3교대, 4교대 여러 가지다.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경우가 있죠. 아파트 부녀회처럼 이곳에도 입주민들의 입김이 세거든요. 관리소장 평균 근무일이 채 1년도 되지 않아요. 이게 말이 되나요. 본인의 능력과 무관하게 입주민에 의해서 좌우되기 때문이에요. 세대 문제는 입주민이 해결해야 하지만 그래도 들어줄 수밖에 없어요. 하다못해 전등 갈아 끼우는 것도 그래요. 해주지 않으면 ‘주인 말 안 들어.’, ‘건방져.’라며 해고해버려요. 해결방법이 없어요. 자연스럽게 퇴사하게 돼 있어요. 관리업체가 바뀌어도 불안해요. 관리자가 측근을 세우기 때문이에요. 구시대적인 면이 있어요. 비정규직의 설움이기도 하고요.”


오 소장도 할 말이 많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요. 입주민과 시설업체는 상호보완하고, 가족처럼 일을 처리해야 하는데, 갑을관계라서 입주민들이 해고하자면 그냥 털고 나가는 방법밖에 없지요. 그래서 관리업체를 바꿀 때도 (함부로 바꾸지 못하게) 입주민의 75% 이상이 동의해야 가능하도록 돼 있어요.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입주자 대표가 도와주는 분도 있는데, 무작정 입주자 편을 들면 방법이 없어요. 나가야만 해결되지요.”

비전은 없지만 꿈은 있다


김 주임은 전기과를 나왔다. 처음에는 건설 현장에서 일했지만 주거가 안정적이지 않고, 떠돌아다니는 일이 많아 시설관리를 시작했다. 올해로 경력 15년. 하지만 그는 시설관리는 “비전이 없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IMF 전에는 전기 분야가 전망이 좋았는데, 이후에 업체들의 과다경쟁으로 단가가 낮아지면서 임금이 뚝 떨어졌어요. 90년 중반에는 임금이 1인당 국민소득의 70%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50%거든요. 그래서 이직률이 높아요. 또 예전에는 직영도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위탁도급이에요. 매년 계약을 해야 하죠. 저는 젊었을 때부터 이 일을 시작했는데, 누가 하겠다고 하면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아는 분의 권유로 시설관리를 시작한 허 과장은 아직 경력이 많지 않아 담담한 표정이다. 하지만 시설관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설관리에 대해 잘 몰랐어요. 그래도 자격증이 있으니까 이 일을 할 수 있죠. 시설관리는 가르치는 곳이 없어요. 대부분 아는 사람의 권유나 알음으로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면 전공이 천차만별이에요. 전기 분야는 학교마다 학과가 개설돼 있어서 시설관리로 바로 오지만요.”


박 기사는 주로 지하 2층과 3층에서 일한다. 지하 2층은 10평 남짓한 사무실로, 전체 건물의 전선과 배관의 흐름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 지하 3층에는 보일러와 각종 설비시설, 거대한 파이프들이 거미줄처럼 얽혀 있다. 이곳은 소음이 꽤 심한 편이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지하실과는 달리 깨끗한 편이다.


박 기사는 근무 환경은 좋지 않은 편이지만 시설관리를 천직으로 알고 열심히 일한다.


“지하에서 일하니까 답답해요. 업무가 힘든 것은 없지만 기분이 처지죠. 저는 시설관리를 한 지 3년 정도 됐어요. 지금 하는 일을 제 인생의 목표로 삼고 있어서 자격증 공부에 신경을 쓰고 있고요. 근무 조건이 좀 더 좋고, 급여가 높은 곳으로 가기 위해서요. 인제 시작이에요. 배우고 할 일도 많고, 자격증 딸 것도 많아요. 나중에 시설관리업체 소장이 되고 싶어요.”


박기사의 얘기를 듣던 오 소장은 “소장이 되려면 기본적인 자질을 갖춰야한다.”면서 ‘기술만 내세워서는 안 되고 사무도 볼 줄 알아야 하며, 전체적으로 자기 계발을 하라’고 격려했다.

감단직 노동자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친척 어르신은 오래지 않아 아파트 경비직을 그만둘 생각이다. 단돈 몇 천 원이 아쉬운 요즘이지만 쥐꼬리만 한 월급을 주면서 아버지 같은 사람들을 머슴 부리듯 대하는 현실 때문이다. 험한 세월 살 만큼 살고, 경험도 많아 입주민들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점점 더 사람들이 매몰차고 상스러워지는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다.


“9명이 6명으로 줄었어. 아파트 지은 지 20년이 다 돼 가는데, 건물이 오래되면 일이 많거든. 근데 일할 사람은 계속 줄고. 설비직 직원들도 몇 명 그만뒀다고 들었어. 늘 보던 사람이 안 보여서 물어보니까 해고당했다 그러더라고. 거긴 우리보다 돈은 더 받을지 몰라도 근무환경이 좋지 않아. 오래된 아파트 지하실이 오죽하겠어? 가보면 먼지도 많고 어둑어둑해. 젊은이들이나 하지 나 같은 사람이면 벌써 병이 들었을 거야.”


시설관리직 노동자는 입주민의 비위를 맞추면 버티지만 비위를 조금이라도 거스르면 낭패를 당한다. 입주민에게 너그럽게 대하지 않으면 정신적, 물질적으로 피해를 본다.


물론 좋은 입주민들도 많다. 감단직 노동자가 없으면 집에서 편히 쉬고, 잘 수 없다고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물질을 우선시하면서 이웃들의 노고를 잊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국민 대부분은 감단직 노동자들의 수혜를 받고 산다. 집에서부터 직장까지, 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감단직 노동자들의 삶을 이 한 편의 글로 모두 알려줄 수는 없지만,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이 글이 우리이웃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시설관리란?


시설관리는 건물이 존속하는 동안 시설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는 모든 것을 뜻해요. 설계, 시공, 인테리어, 리노베이션, 전기·보일러 유지관리 등 모든 과정이 포함돼 있죠. 하지만 보통은 건물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건축 장비와 시설을 안정적으로 운전, 보수, 점검하는 업무를 뜻해요.

 

시설관리의 중요성


건물 관리는 국가에서 정책적으로 중요하게 여겨야 해요. 모두 국가의 재산이자 국민의 안녕을 책임지는 일이잖아요. 건물 관리를 잘못하면 입주민도 그렇지만 국가적으로도 큰 손해예요.

 

감단직 노동자들의 이중고


감단직 노동자는 용역회사 직원이지만 건물 입주민이나 관리사무소의 지시에 따라 일해요. 이중으로 지휘를 받는 구조죠. 그래서 본연의 업무 이외의 일을 시켜도 하소연할 데가 없어요. 하기 싫으면 그만둬야 하며, 입주민들이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해고시키면 그만이죠. 그래서 감단직 노동자들은 하지 않아도 되는 업무를 하고 있어요. 전등도 갈고, 변기도 뚫고, 입주민들의 사적인 민원 처리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