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가 산속을 헤매다 황금바위를 발견했다. 원한 관계에 휘말려 가족을 모두 잃고 쫓겨 다닐 때였다. 황금바위는 지치고 야윈 선비에게 자신의 몸을 털어 맛있는 음식과 치료약을 주었다. 선비는 황금바위의 도움으로 점점 원기를 회복했고, 다시 새로운 삶을 시작할 용기를 얻었다.
"황금바위님. 고맙습니다. 황금바위님 때문에 이렇게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별말씀을요. 대신 저를 보았다고 사람들에게 말하지 마세요.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전 죽고 말 거예요. 혹시 제가 죽게 되면 사람의 피를 제 몸에 발라주세요. 그래야 다시 살아날 수 있답니다. 꼭 저와 약속을 지켜주실 거죠?"
선비는 황금바위와 약속하고 길을 떠났다.
그는 장터를 지나다 임금님이 내린 공고문을 보았다.
지금 공주의 병이 위독하여 사경을 헤매고 있다.
백성들이여. 치료약이 있는 사람은 즉시 궁으로 오라.
많은 재물과 땅을 하사하겠노라.
선비는 욕심이 났다. 황금바위만 있으면 평생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고, 쓰러진 집안도 일으킬 수 있었다. 선비는 황금바위와의 약속을 어기고 황급히 임금님을 찾아가 황금바위와의 일화를 모두 일러바쳤다.
"임금님, 제가 공주님의 병을 낫게 해드리겠으니 상을 내려 주십시오."
"그래, 알겠도다. 백성들과 했던 약속을 내가 어찌 어기겠느냐. 단 네 말이 사실이 아닐 경우에는 살아남지 못하리라."
임금님은 쾌히 승낙했지만 황금바위와의 신의를 저버긴 선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임금님은 선비와 함께 대신들을 거느리고 황금 바위를 찾아가 선비에게 황금바위의 가루를 가져오도록 했다. 선비의 욕심이 화를 부를 것이라고 생각해서 황금바위의 근처에는 가지 않았다.
선비는 곡괭이로 황금바위를 내리쳤다. 바닥에 샛노란 황금가루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공주의 약으로 사용할 만큼 충분한 양이었다. 그러나 욕심이 난 선비는 황금바위를 계속 힘껏 내려쳤다. 갑자기 황금바위가 시커먼 바위로 변하면서 무너져 내렸다. 선비는 피할 겨를도 없이 커다란 돌덩이에 깔려 죽었다.
임금님은 신하들에게 황금바위의 가루를 챙기게 한 뒤, 죽은 선비의 피를 황금바위에 발라 주도록 했다. 놀랍게도 황금바위는 다시 금빛으로 반짝이기 시작하더니 땅 속으로 사라졌다.
자기만 잘살면 된다는 생각으로 하루아침에 동료들을 배신하거나 신의를 저버리는 이들이 있다. 황금바위의 교훈을 잘 새겨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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