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권위를 비판하고 저항했던 대학 정신의 실종은 우리 사회의 목을 죄고 있는 자본주의의 흐름과 궤를 함께한다. 자본주의가 깊숙이 침투할수록 문예운동의 혈맥은 현저히 떨어지고 극도의 이기적 쾌락주의가 범람하게 된다. 나쁜 곰팡이가 숙성하는 것처럼, 대학문화에서도 '다른 사람이야 어떻든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태도'가 점점 만연해지고 있다.
서구풍의 소비적인 대중문화가 건전하고 비판적인 대학문화를 '파열'시키고 있는 가운데 진취적인 청년문화를 재발견하고 대중적 문예운동의 화려한 부활을 모색하는 '청년예술캠프'가 열렸다. 박종태 마임리스트는 '몸짓' 강사로 이 캠프에 참여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몸으로 표현하다 보면 사고의 폭이 넓어지고, 이 과정을 통해서 신중하고 진지한 삶의 자세를 배울 수 있습니다. '마임'은 점점 소비지향적으로 변모해가는 대학문화의 흐름을 막아내고, 위축되어 있는 문예운동의 활성화를 모색할 수 있는 유용한 프로그램입니다."
다채로운 문예강좌가 펼쳐지는 청년예술캠프에서 '마임'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일면을 꾸짖고 있는 박종태 마임리스트의 강좌가 주목을 끈다. '마임'은 무언의 몸짓을 통해 사유의 세계를 끄집어내는 예술. 익숙지 않은 분야인 만큼 생경한 느낌을 준다.
"나이 차이를 떠나서 몸으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대학생들에게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충분한 결과물이 나올지 예상할 수 없지만, 출발선상에서 보면 값진 출발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마임은 언어로 국한된 표현의 방법을 좀 더 자유롭고 대범하게 시도해보자는 것입니다. 몸이라는 것은 일반적으로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하기 때문에 다양하고 폭넓은 표현의 방식을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박종태 마임니스트는 '마임'을 알리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마임'이 대중적인 예술이 아니기 때문. 그래서 선뜻 청년예술캠프에도 참여했다.
"처음 음악에 맞춰 몸을 맡기면 몇 가지 동작이 나옵니다. 거기에 사랑, 분노, 기쁨 등의 주제를 부여하면 그 움직임이 점점 달라지지요. 이러한 과정에서 만들어진 몸짓과 변형을 통해 수강생들은 앙상블을 만들어 냅니다. 이것이 안무가 되어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죠. 얼마나 아름답고 진지합니까. 모든 학생들이 마음을 열고 자유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과 마음이 열렸을 때가 얼마나 재밌고 편안한지를 경험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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